뜰 안의 야생화(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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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9)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0.03.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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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꽃
부추를 구채 소풀 솔 정구지 줄 등으로 불리는 데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기원전 200년 중국 동한 황제 ‘유수’가 싸움에서 패하고 기아에 허덕이다가 한 산골 마을 어느 집 문을 두드렸는데, 가난한 집이라 먹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던 집주인은 ‘유수’의 모양새가 범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반갑게 맞아들여, 이름 없는 야채를 베어 음식을 마련했다. 게(Crab) 눈 감추듯 3그릇이나 비운 뒤, 이름이 없는 야채라는 말에 황제 ‘유수’는 생명을 구한 나물이란 의미로 구채(購菜)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 후에 구할 구(救) 字가 부추구(韭) 字로 바뀌는 등 여러 가지 이름의 명칭이 생겨났다고 한다. 꽃말은 <무한한 슬픔>이다. 부추는 하얀 꽃이 아름답지만 유용한 원예농작물이기도 하다.
 
△수련꽃
물속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로 연봉초, 연봉화, 연봉꽃, 자오련 등으로 부른다. 옛날 그리스에 수정(물속에 사는 요정) 세 자매가 있었는데, 모두 꽃같이 예쁜 소녀들이었다. 이들이 나이가 차 혼기에 접어들자 어머니 女神은 세 소녀를 불러 놓고 앞으로의 처신에 대해 물었다. 이에 큰 언니는 물의 神이 되겠다하고, 둘째는 물을 떠나지 않으며 神의 규율에 따르겠다고 하였다. 막내둥이는 神과 어버이가 명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생각한 끝에 큰언니는 외해의 수신(守神)으로, 둘째는 內海의 神으로, 막내둥이는 파도가 치지 않는 샘물의 女神으로 만들었다. 샘물의 여신이 된 막내둥이는 여름이 되면 아름다운 치장을 하고서 수련꽃으로 피어났는데, 이로부터 이 꽃을 워터님프(물의 요정)라고 불렀다는 유래가 있다. 꽃말은 <청정(淸淨)>이다.
 
△맨드라미꽃
옛날, 충성심이 강한 장군이 있었다. 때문에, 왕을 둘러싸고 있던 간신들에게는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음모를 꾸며서 장군이 왕의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려고 전쟁터에 머물게 했고 또한 왕에게는 역모를 꾸미고 있다며 거짓으로 고했다. 게다가 장군이 돌아올 때 죽이고, 왕까지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알아차린 장군은 그들을 한 사람씩 처치하면서 왕을 보호하고 난 후, 그 자리에 쓰러져 상처가 심해 그만 죽고 말았다. 왕은 장군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러주었는데, 무덤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 마치 방패와 같이 생긴 꽃이었다. 사람들은 이 꽃을 ‘맨드라미’라고 불렀다. <시들지 않는 사랑, 열정>이 꽃말인데, 우리 집 화단엔 닭의 볏 같은 꽃이 한참 피어나고 있다.
 
△백선꽃
2019.07.24. 오늘도 대청호둘레 바람길 10km 등산로를 걸었다. 중간 거리쯤 산속에서 만난 야생화 백선꽃이다. 어떤 사람이 간이 몹시 나빠 병원에선 치료 불가 판정을 받은 상태이었지만 백선뿌리를 담근 술, 즉 봉삼주 한 병을 날마다 조금씩 마시고 완전하게 나았다. 또 백선뿌리를 먹고 폐결핵, 위장병이 나은 사람도 있으며, 천식 관절염이 나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만병을 통치하는 재료임에 틀림이 없는 듯하다. 백선은 여름에 하얗게 피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있어 야생화 애호가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꽃말은 <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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