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사랑상품권 발행액 작년 比 9배 증가…가맹 꺼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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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사랑상품권 발행액 작년 比 9배 증가…가맹 꺼리는 이유?
  • 임요준
  • 승인 2020.04.0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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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1억 발행, 판매 15억1천만 원
올해 지류형 20억, 카드형 50억 발행
긴급생활지원금 125억 별도 발행 계획

식당 오픈 7개월 미가맹 상인 A씨
“가입방법 설명해 준 공무원 없었다”

가맹점 미용실 운영 B씨 “지금까지
한 건도 없어, 상품권 다 어디갔나”

가맹 마트 C씨 “상품권 제시 손님
늘었지만 전체 매출은 변동 없어”

2018년 6월. 군은 지역 상권을 살려보자며 지역 화폐 ‘옥천사랑상품권’을 첫 발행했다. 그해 발행액은 12억5000만 원, 판매액은 6억1700만 원으로 절반도 판매되지 않았다.


작년엔 21억 원으로 발행액을 대폭 늘렸다. 판매액도 72% 오른 15억1000만 원이다. 자신감을 얻은 군은 올해 지류형(종이 화폐)으로 20억 원과 오는 6월 50억 원에 이르는 카드형도 발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긴급 재난 생활지원금으로 125억 원어치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이로써 올해 총 발행예정금액은 195억 원에 이른다. 첫 년도에 비해 16배, 작년에 비해 9배가 증가했다. 예상치 않은 긴급 재난 지원금이 있다지만 불과 2년 만에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식당 오픈 7개월째인 A씨는 상품권 미가맹 업소다. 가맹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가맹 방법을 몰랐다는 것. 지금까지 설명을 해주거나 권유한 군 공무원은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A씨는 “가맹 방법을 몰랐다. 군에 요식업 등록을 하고 협회에도 가입했지만 누구하나 상품권 가맹에 대해 설명해 준 사람이 없었다”며 기자에게 가입방법을 듣고 “그렇게 쉬웠었냐”며 되물었다.


하지만 A씨의 고민은 이제부터다. 가끔 손님들 중 밥값을 상품권으로 지불하기도 한다. 가맹점은 아니지만 받지 않을 수 없어 받았다는 그는 미가맹점이어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없어 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할 때 현금 대신 사용한다고 했다. 설령 가맹점이라 해도 환전을 위해선 농협을 방문해야 하지만 한시도 가게를 비울 수 없는 상황에 농협에 다녀올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밥값은 2~3만 원정도인데 5만 원 권을 제시하면 잔액 절반가량을 현금으로 환불해 줘야한다. 밥 팔고 상품권 받고 현금 내주는 꼴이란다.

 

A씨 식당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한 미용실. 수년 째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미용사 B씨는 상품권이 발행되는 첫해부터 가맹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장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B씨는 오히려 “상품권이 발행되고 있긴 하냐”며 기자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그 많은 상품권이 다 어디갔냐”며 구경 한 번 못했다고 했다.


마트를 운영하는 C씨는 “현금 대신 상품권을 제시하는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액수도 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전체 매출이 늘어난 건 아니”라고 했다. 상품권 사용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군 목적과는 멀어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환전을 위해 농협에 제출하면 대게 2~3일이 지나야 통장에 입금된다”며 “현금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한 푼이 아쉬울 판”이라고 즉시 입금을 요구했다.


소규모 슈퍼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세무서에서 발급하는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가맹점 신청조차 할 수 없다.


D씨는 “사업자등록증이 없다고 가맹점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얼마나 규모가 작으면 사업자등록증도 없겠냐”며 “우리 같은 구멍가게도 받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군 담당자는 “사업자등록증은 행정을 처리하는데 최소한의 필요요건”이라며 “무분별한 가맹등록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D씨는 “사업자등록증 없이 신청할 경우 가게현장을 확인하면 무분별 가맹을 막을 수 있다”며 “옥천군이 현장행정보다 사무실행정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 다른 마트 운영자 E씨는 가맹점을 취소했다가 최근 다시 신청했다.


E씨는 “상품권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가맹점 취소를 했지만 군이 상품권 발행액을 크게 늘린다고 해서 다시 신청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이 옥천에 풀린다. 마을 이장들은 이장수당을 상품권으로 받겠다고 했다. 군청 공무원노조는 아낀 돈으로 상품권을 구매해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 모두가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한 뜻에서다.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4월 현재 614개소. 관내 소상공인은 3363개소. 이중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순수 서민형 소상공인은 1천여 개. 가맹점 확대가 필요한 대목이다.


게다가 가맹업소나 미가맹업소나 불편함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 불편을 해소하고 상품권 유통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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