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에 새댁 됐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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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살에 새댁 됐어유”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4.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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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인 샛터말 유두희 씨
귀향인 유두희 씨가 집 정원에서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귀향인 유두희 씨가 집 정원에서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농사짓는 일이 즐거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유두희(65) 씨는 농사짓는 일이 설렌다고 했다. 그녀의 고향은 청산이다. 안내초등학교와 청산초등학교, 청산중학교를 졸업하고 인근 도시로 나가 지금까지 대전에서 살다 4년 전 안내면 동대리 샛터말로 이사했다. 마을에 주민들이 대부분 어르신 이어서 자신을 ‘새댁’으로 부른다고 했다. 대전에 살 때는 ‘어르신’이라고 불렸는데 ‘새댁’으로 불리니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유 씨는 샛터말로 이사 오고 2년 후부터 마을 부녀회장을 맡았다.


“부녀회장을 맡으니 어르신들을 돌아보게 되고 궁금해서 들여다보게 된다”며 “농사를 오래 지어서 아픈 분들이 많아 11가구 마음이 쓰인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마을회관이 개방되었을 때는 점심식사 대접도 하고 나무 소독과 전지도 도맡아 했다.


유 씨는 “시골에 사니 힘이 넘친다”며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배추를 절여 소규모로 판매했는데 올해는 그 양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대전과 서울에 사는 친구와 지인들이 ‘샛터말’ 주민들이 생산한 들깨, 서리태, 옥수수, 감자, 쌀을 전부 사간다”며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품이 맛있다고 도시에서 주문을 받아 없어 못 팔 정도”라고 기뻐했다.


유 씨는 밭에 나가 농사를 짓고 싶어 했다. 일하는 게 좋다며 이제는 도시에 나가 살라고 해도 못살 것 같단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는 그녀는 어르신들에게 묻고 배워서 시키는 대로 따라 한다. 옥수수와 참깨는 5월 초에, 들깨는 6월에 심어야 한다고 기다리는 중이다.


처음 6월에 심어야 할 콩을 4월에 심어 결국 뽑아낸 적이 있은 후로는 어르신들과 이장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 하니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되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마을 주민들과 화합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즐겁다는 그녀는 농사일을 가르쳐주는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것을 대접해 드리고 싶어했다.


유 씨는 2018년 옥천군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 교육을 받았다. 올해는 강소농 교육을 받으려고 신청해 놓은 상태다. 15년 동안 대전에서부터 해오던 국궁은 ‘청산정’에 나가 하고 있다. 이사 오고 나서 새롭게 시작한 색소폰은 청산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배우고 있는데 취미생활로 삶의 활력을 준다.


일 할 수 있어 새로운 힘이 넘쳐 난다는 유 씨가 무 말린 차와 무장아찌를 내왔다. 밭에 버려지는 것들이 아까워 만든 것이란다. 도시에서 오는 친구들에게도 아낌없이 내주는 게 일이다. 깻잎장아찌나 무장아찌를 받아간 친구는 간장을 통으로 사가지고 오기도 했다. 앞으로 직접 농사지어 된장, 간장을 만들고 판매할 계획이란다. 샛터말에서 일하고 베풀며 만들어가는 행복으로 인해 유두희 씨는 진짜 새댁 같은 환한 표정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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