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일꾼’ 진짜 농사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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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일꾼’ 진짜 농사꾼 됐다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4.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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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박준열 씨의 희망일기
귀농인 박준열 씨가 포도밭에서 내일의 꿈을 가꾸어가고 있다.
귀농인 박준열 씨가 포도밭에서 내일의 꿈을 가꾸어가고 있다.

 

“올해도 포도꽃이 피었다, 개화될 때 꽃이 피는 걸 보았다”고 했다. 포도농사꾼 박준열(45) 씨에게 포도꽃은 내일의 희망이다. 아직 평택에 거주하고 있는 아내(안수연·42)와 1남 2녀 아들 딸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는 희망의 발아인 셈이다. 


박준열 씨는 알렉산드리아협동조합(이사장 최근태) ‘포도밭일꾼’ 1기 프로그램 참가자로 1년 동안 농사체험을 하고 옥천으로 귀농했다. 유기농 인증 3300여 평 중 2300평에 캠벨, 1천 평에는 샤인머스켓 수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 6월에는 프레임 씨드레스 유기농 건포도 생산이 되면 켐벨보다 안정적 소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아직 자립이 안 되어 최근태 공동체 대표님을 통해 농사짓는 것부터 하나하나 새롭게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며 “자립 기간을 3년으로 내다볼 수 있는 것은 최 대표님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수확할 수 있는 포도나무 땅을 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이어 “포도농사꾼으로 귀농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포도나무를 심어 가꾼 임대한 땅을 그대로 내줘 도움을 주고 있다”며 “귀농인들이 빠른 시간에 자리 잡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10여 년이 걸리는 귀농인으로서의 정착을 3년 내 앞당길 수 있다는 희망은 가장으로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있는 그에게 절실한 문제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포도나무를 돌보고 일에 매달리지만 꿈이 있기에 눈빛이 살아있었다. 포도꽃이 핀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것은 포도생산이 곧 그에게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내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박준열 씨는 한살림 직원으로 14년 동안 근무했다. 농업인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귀농을 생각하게 되었다. 초·중·고에 다니는 3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4년 전 봉화에서 2천 평에 감자와 고추 농사를 지으며 주말농장 체험을 했지만, 귀농의 첫발을 어떻게 내딛어야 할지 모를 때 알렉산드리아협동조합 포도밭일꾼 체험은 용기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그는 “귀농인이 지역에 정착해 살아갈 때 가장 시급한 방법은 경제적 자립”이라며 “농산품의 가공, 유통이 가능하고 함께하는 농사는 앞으로 희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지역에 인구가 줄어든다고 걱정한다. 이런 걱정을 날릴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은 귀농인들이 가족과 함께 정착하는 것이다. 농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길이다. 그들의 희망이 현실에서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 곧 미래 지역사회가 사라지지 않을 방법일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이 땅을 살리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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