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어지러운 국도변
초경을 시작했던 그 시절엔
공중 새들을 쫓아 날아다니고 싶었지
잡목림 뒤 숨은 진달래가
산자락 흉부에서 분홍분홍 피어나면
동면을 벗어난 뱀들이 숲으로 길을 냈지
동이면 적하리 올목에 수십 만 송이송이 눈 뜬 유채꽃
저녁노을 안으로 바람을 쏟아내면
금강 물살은 낮보다 세차게 휘돌아나갔지
화들짝, 봄날이 공릉등으로 나자빠지고
바닥으로 곤두박질한 날개의 온기
허물어지던 붉은가슴울새의 시간과
소녀의 꿈은 어디로 흩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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