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다 갚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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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 갚을 수 있겠는가”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5.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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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노모 봉양하는 유덕종 씨의 효심
유덕종 씨가 봄빛을 보러 문 앞에 나선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다.
유덕종 씨가 봄빛을 보러 문 앞에 나선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다.

 

62세 아들이 94세 어머니와 민화투를 친다. 이생의 기억을 더 붙드시라고 아들은 어머니에게 민화투를 가르쳤다고 했다. 누가 다녀갔는지 자주 기억을 놓치는 어머니는 아들과 화투를 치면서 숫자를 곧잘 계산한다. 얼굴빛에 생기도 돈다.

직장 일로 아무리 늦게 귀가해도 깨어있는 어머니를 위해 밤참을 챙기는 일도 거르지 않는다. 다 드실 때까지 어머니의 옆자리를 지킨다. 아들은 하루하루 쇠잔해져 가는 노모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자식들 키우느라 모진 고생을 하신 어머니의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는 유덕종 씨의 말에 진심이 가득하다.

유 씨는 새벽에 일을 하러 나가도 어머니의 식사와 약을 잊지 않고 챙긴다. 혈압약과 영양제, 바나나와 우유도 잊지 않고 머리맡에 갖다 놓는다. 그는 학교 다닐 때 말고는 62년 동안 어머니와 떨어져 본 적이 없다. 고향집에 머무르며 어머니와 함께 살아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옥천관광버스에서 28년 동안 근무하고 쉬는 날엔 농사를 지으면서도 어머니 돌보는 일에 마음을 다했다.


유 씨는 제49회 어버이날을 맞이해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행으로 타의 모범이 되어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표창장 전수식은 거동이 불편한 유덕종 씨의 어머니를 위해 김성종 옥천읍장이 직접 가정에 방문해 전달했다.


유 씨는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결혼 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두 자녀들을 바르게 키우고,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임춘순)를 24년째 지극정성으로 극진히 보살펴 드리고 있다.


어머니는 “사랑스런 우리 아들이 큰 상을 받는 것을 직접 보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직장 때문에 귀가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꼭 간식을 챙겨주는 참 착한 아들”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효행상을 받은 유 씨는 “우리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부모님의 수고와 희생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부모를 모시는 것은 자식 된 도리로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상을 준 것은 어머니를 더 잘 모시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마을 가까이 살고 있는 누나와 다른 형제들도 자주 찾아와 어머니를 극진히 보살핀다”며 “형제들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고 편안하게 좀 더 오랜 시간 자식들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노모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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