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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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밤바다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5.14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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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검은 눈으로 더듬어 온 한 생
일인용 침상에서 당신은
캄캄한 밤바다 한 척의 목선으로 누워있다

마지막 항해길 사투가 비바람을 부른다
심해 정어리 떼 만선인가
그물 끌어올리는 헛손질 허공을 부여잡는다

수시로 깨어나 사력을 다하는
이마에 실핏줄 팽팽하다
그의 가팔랐던 시간을 어루만진다

그물댄 자리마다 펄떡이던 지느러미
아슬아슬 풀어지는 태양 쪽으로
방향키를 돌린다

당신의 밤바다에 긴 폭우가 오려나보다

 

옥천 장날 바라본 어르신의 손,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옥천 장날 바라본 어르신의 손,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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