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밥상 먹어본 후 “와, 맛있다 … 이젠 스토리 담자” 지용밥상에 충북 옥천 이야기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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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밥상 먹어본 후 “와, 맛있다 … 이젠 스토리 담자” 지용밥상에 충북 옥천 이야기 담자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6.25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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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묘순 작가 첫 제안 후 6년 만에 결실
일반상 손님상 찻상 술상 종류별 차려져

문헌 근거 정지용 시인이 즐겨 드신 음식
현대인 입맛에 맞게 3차례 수정 후 최종

황수섭 과장 “레시피 개발과 스토리텔링 후
일반 식당에 제공”… 대중화 숙제로 남겨
지용밥상 품평회에서 김재종 군수 부인 권정순(왼쪽 첫 번째) 여사와 강정옥 충북 옥천군새마을회장, 박난희 송고가식당 대표가 한상에 앉아 차려진 음식들을 맛보며 평가하고 있다.
지용밥상 품평회에서 김재종 군수 부인 권정순(왼쪽 첫 번째) 여사와 강정옥 충북 옥천군새마을회장, 박난희 송고가식당 대표가 한상에 앉아 차려진 음식들을 맛보며 평가하고 있다.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 시인이 즐겨 드신 음식을 토대로 충북 옥천만의 지용밥상을 차리자”

‘정지용 바라기’ 김묘순 작가는 2014년 중원미래전략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지용밥상 개발을 첫 제안됐다. 충북 옥천만의 볼거리, 즐길거리에 이어 먹거리를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 들이자는 취지다.

김 작가는 이후 ‘충북 옥천문화’에 다시 발표해 관심을 끌었으나 얼마 못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그러기를 6년. 김재종 군수가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서 군은 지난 2월 충북도립대에 용역을 맡기면서 본격 개발에 나섰다.

그동안 2차례 중간발표회 등 전문가와 지역민의 의견을 담으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 드디어 지난 23일 최종 품평회가 열렸다. 충북도립대 한혜영 교수의 메뉴 설명으로 품평회는 시작됐다.

한 교수는 “호텔 세프들과 함께 성심성의를 다해 개발했다”며 “동충하초와 개성찜, 짠지보쌈 등 스토리가 있는 음식들로 구성했다. 올갱이로 만든 강된장은 그냥 먹어도 짜지 않다. 과일 샐러드, 옻불고기, 초콜릿 등 모든 음식의 재료는 충북 옥천산”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상과 손님상, 찻상, 저녁에 오붓하게 즐기는 술상까지...돼지등갈비와 소 사태, 닭가슴살이 조화를 이룬 개성찜(갈비찜). 정 시인이 즐겨 드신 짠지국수는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시원하면서 오묘한 맛을 내는 육수가 일품이다. 옻과 소고기의 만남, 옻불고기. 올갱이와 된장의 조화, 강된장. 비트와 인삼, 밤, 잣으로 지은 밥. 찹쌀과 소고기, 신선한 야채의 만남, 찹쌀소고기부침. 식사를 다 마친 후 나무 막대에 꽂아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쭉쭉 빨아 데는 디저트 양봉꿀캔디. 이 모든 음식의 재료는 옥천산이다. 그래서 일까? “아, 바로 이 맛이야” 참석자들은 이구동성 말했다.

요식업을 수년 간 운영해 온 음식 전문가 김 군수는 시식 음식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맛본 후 “중간발표회 때는 정지용 시인께서 사셨던 그 시대에 맞는 음식이다 보니 약간 냉랭하기도 했다. 이번 품평회에선 그런 점이 보완되어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잘 차려졌다. 개성찜(갈비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료와 식감, 맛이 잘 조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 군수의 부인 권정순 여사는 “이렇게 차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색적이고 새롭다. 특히 옥천의 올갱이와 된장으로 만든 강된장은 맛이 일품”이라며 칭찬했다.

외부 전문가 평가는 어땠을까? 최상호 교수(호남대 조리학과)는 “전체적으로 맛있다. 하지만 제가 광주에서 살아서 그런지 이런 음식은 일반적이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 음식에 어떻게 스토리를 담느냐에 따라 그 음식은 특별해 진다”고 조언했다.

진지박물관(청주시) 김정희 원장도 “강된장이 맛있게 잘됐다. 문학작품을 스토리텔링화 해서 음식을 만들어 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젠 옥천의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통문화체험관내 식당 ‘송고가’ 박난희 대표는 “중간보고회 때 맛과 다르게 많이 맛있어졌다”면서도 “하지만 이 음식들을 식당 메뉴로 어떻게 대중화할 것인가. 이게 숙제”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 평가단은 모두 19명. 이들은 평가항목별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메뉴개발 보급성, 경제성 및 보급가치, 재료배합 및 향토성, 상차림 완성도, 조리방법 및 창의성, 맛과 영양성 등 총 6가지 항목별 평가를 하게 된다. 군은 이번 평가에 따라 보완과 수정을 통해 최종 레시피 개발 후 오는 10월 지용제에서 주민에게 공개한다.

이번 지용밥상 개발 총 지휘를 맡은 황수섭 문화관광과장은 “지용밥상은 옥천의 향토음식을 모티브로 문헌에 따라 개성찜과 짠지국수 등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의 소득증대와 연계할 것이고 무엇보다 모든 재료는 옥천산으로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품평회 결과를 토대로 지용밥상은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 돼 오는 10월 지용제 때 주민들께 선보일 것이다. 이후 메뉴는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고, 계절에 따라 메뉴도 약간씩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 한켠엔 손님상, 찻상 등이 셋팅된 테이블. 반대편에선 세프들의 즉석 요리. 행여 놓칠세라 하나하나 음미하며 맛보는 평가단들. 이곳은 마치 지용밥상의 성공을 예견하는 듯 품평회장이라기 보단 음식축제의 장이었다. 정지용 시인이라면 얼마나 가슴 뿌듯해 하셨을까. “지용밥상 먹으러 옥천 가자” 전국 관광객들이 옥천을 찾는 그날이 설렘으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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