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농사 폭우에 맥없이 쓰러진 농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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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농사 폭우에 맥없이 쓰러진 농작물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7.16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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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남면 일대 옥수수 들깨 등 쓰러져 ‘한숨’
지난 13일 폭우로 쓰러진 옥수수밭을 가리키며 허탈해 하는 박근식씨
지난 13일 폭우로 쓰러진 옥수수밭을 가리키며 허탈해 하는 박근식씨

 

지난 13일 장맛비로 크고 작게 농작물 피해를 본 주민들이 한결같이 이 정도 비에 농작물이 쓰러지고 잠기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라고 말한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의 경우 1306시 기준 79mm 정도의 비가 내렸을 뿐인데 옥수숫대가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옥수수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다 쓰러진 적은 없었어요. 400평에 다 옥수수만 심었는데 참 맥 빠지네요

박근식(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길·73)씨는 아직 영글지도 않은 옥수수가 넘어가 버려 며칠 후면 휴가철이라 손주 녀석들이 올텐데..., 옥수수도 삶아주고, 옥천장날 내다 팔아 용돈도 주는 낙으로 사는데 이렇게 옥수숫대가 넘어가고 말았네요라며 허탈해한다.

박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충북 옥천군 안남면을 지나는 비바람이 몹시 거셌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은 옥수수 농가가 많은 편이다. 옥수수는 한번 따고 나면 옥수숫대를 베어 버려야 하기 때문에 적기를 놓치거나 재해를 입으면 그해 농사는 그냥 끝이라고 한다.

박씨 농가의 경우 어릴 때부터 농사일 외에 다른 직업은 가져 본적이 없어 농작물이 피해를 보면 생계가 막막하다고 한다. 박씨와 그의 아내(69)는 기초연금으로 겨울을 나고 자식들이 주는 용돈으로 병원비를 한다고 한다. 자신도 양쪽 관절 수술과 허리 수술을 해서 몸놀림이 부자연스러운데 아내마저 관절이 안 좋아 수술 날짜를 잡아 놨다고 한다. “4남매를 농사지어 키워냈다. 막내는 아직 결혼도 못 시켰는데, 옥수수뿐 아니라 들깨밭도 절반 이상이 망가져 버렸다고 걱정이 태산 같다.

다행히도 어제 군청에 피해신고를 했는데, 오늘 바로 나와서 조사해 갔다. 재해보상이 될는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남면은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다 보니 아픈 곳이 많다. 전에는 일을 하다가 경로당에 들어가 시원한 곳에서 낮잠도 자고 쉬었다가 다시 나가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경로당을 폐쇄하는 바람에 경로당에도 들어갈 수 없어 여기저기 쭈그려 앉아 쉬었는데 경로당 문을 연다니 살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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