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知足)과 지지(知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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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知足)과 지지(知止)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20.07.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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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명예와 자신 중에서 어느 것이 나에게 가깝고,

자신과 재화 중에서 어느 것이 나에게 소중하고,

얻음과 잃음 중에서 어느 것이 나에게 해로운가?

이런 까닭에 지나치게 아끼면 반드시 크게 소모되고, 많이 간직하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마침내 장구할 수 있다.

 

양생(養生)과 치국(治國)의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다. 만족할 줄 알고(知足) 멈출 줄 알면(知止) 몸과 나라를 길이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 모두 이러한 이치를 모르고 몸을 해치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린다. 명예와 재물을 중시하고 소유에 집착한다. 노자는 말한다. 명예, 재물과 몸 중에 무엇이 소중하냐고 묻는다. 사람들은 명예와 재물과 그리고 소유욕을 통해 행복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에 집착하게 되면 행복은커녕 자신의 몸을 망치게 된다고 노자는 경고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살면서 명예, 재물 그리고 소유욕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는 법이다. 원시의 자연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그렇다면 욕심을 줄이고 또한 그쳐야 할 때 그치는 지혜로운 삶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그래야 욕됨이나 위태로움이 없어 장구할 수 있는 것이다. 양생의 비법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지족(知足), 지지(知止)라 하겠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치게 여색을 좋아하는 자는 정()과 오장신(五臟神)을 소모하고, 지나치게 재화를 좋아하는 자는 재앙을 만난다. 좋아하는 것으로 인해 얻는 쾌락은 적고 망가지는 것은 많다. 그러므로 크게 소모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살아서는 창고에 많이 쌓아두고, 죽어서는 묘지에 많이 쌓아둔다. 그 결과 살아서는 강도당할까 걱정하고, 죽어서는 도굴 당할까 근심한다.”

너무 아끼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고, 많이 쌓아두면 다른 사람과 나눔만 못하다. 명성과 재물은 추구하는 사람은 많고 재산을 많이 쌓아두면 빼앗으려 하는 사람이 늘어나니 이것은 재 때문에 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크게 쓰고 크게 잃는다.”

명예나 재물을 지나치게 집착하고 추구하면 정력을 낭비하여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되며, 필연적으로 남에게 각박해져 인심을 잃게 되어 삶이 위태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자는 명예나 재물 등을 근절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현실의 삶에서 이러한 욕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적절히 통제하고 조절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노자 사상이 단순히 은자의 철학이며 현실 부정의 철학이 아님을 엿볼 수 있다. 노자 철학은 철저히 현실의 삶을 온전히 잘하는 방법론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인간 삶의 성공과 행복 그리고 양생의 요체는 인간의 명예와 재물에 대한 소유욕의 절제와 통제에 있다.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삶의 관건인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러한 욕구를 단절하는 삶은 건강하지 못하다. 다만 이를 제대로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노자는 그 방법으로 지족(知足)과 지지(知止)를 말하고 있다. 지족이란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면 이에 만족해하라는 말이다. 지지는 욕망을 그쳐야 할 때 그쳐서 마땅히 머물러야 할 곳에 머무름을 뜻한다. 최고의 족함은 만족, 충족이 아니라 지족, 지지할 때 가능한 것이다. 지족, 지지 하지 못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병든 족인 것이다. 그러니 늘 위태로울 뿐 아니라 장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명예와 재물 그리고 소유욕에 빠져있다. 이러한 것들이 삶의 성공과 행복을 보장한다고 믿고 자신의 몸을 해쳐서라도 이를 얻고자 한다.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명예나 재물이 아니고 자신의 생명이다.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생명이 없다면 휘황한 명예나 재물도 소용없음은 불문가지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평범한 진리를 잊고, 명예, 재물 그리고 소유욕 추구를 당연한 삶의 진리인양 받아들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 때문과 몸과 마음을 망치고 있다. 왜 자신의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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