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 방호복 고통 속에 핀 사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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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방호복 고통 속에 핀 사명감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7.2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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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감염병 전문 유미정 주무관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이원지소에서 검체 검사를 위한 방호복 차림의 유미정 주무관과 동료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이원지소에서 검체 검사를 위한 방호복 차림의 유미정 주무관과 동료

 

코로나19 옥천 1번 확진자의 검체검사를 했을 때 찜찜했다. 이 일을 하다보면 느낌이 온다지난 627일 충북 옥천지역 코로나 확진자에 따른 대응팀 총괄을 맡은 유미정 주무관은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다시 긴장된다. 충북 옥천군보건소 실무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소장님의 지휘 아래 대응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위한 회의 소집을 한 다음 대응팀에 긴급 지시사항들이 전달됐다. 대응팀은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이원지소 앞에 선별진료소를 차리고 검체 채취와 함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감염병이 퍼지는 걸 차단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했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당황은 했지만 소장님이 중심을 딱 잡고 도청의 역학조사반과 수시로 논의하며 긴급 상황에 대처해 충북 옥천에서 코로나가 더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뿌듯했다고 말한다.

유씨는 충남 홍성 출생으로 타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며 충북 옥천군보건소로 오게 됐다. 유씨가 충북 옥천에 거주하는 수년 동안 단 한 번의 긴박한 상황도 없었다. 그랬기에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가져다 준 긴장감은 컸다. 최근 코로나19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며 감염병 파트에서 3년을 근무한 유씨의 노하우는 대응팀의 빛이 되었다.

그날은 오전 9시에서 밤12시까지 15시간을 방호복을 입었어요. 마스크와 글러브도 이중으로 착용하다보니 땀에 쩔더라구요. 방호복은 땀에 젖으면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컸죠. 검체 검사, 동선 파악을 위해 기본 인폼이 가능한 사람이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하는데 감염병 파트에서 근무한 제가 총괄자가 돼야 했었죠.”

임순혁 보건소장은 이런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꼼꼼한 사람이 총괄을 맡아야 한다. 유선생은 워낙 선수다. 감염병 방면으로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인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유씨는 당시 아이들에게 밥도 챙겨주지 못하고 엄마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긴 시간 방호복 착용으로 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졌을 때 아이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유씨가 지면을 통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감염병에 대응하려면 감정을 배제하며 일을 해야 한다. 법령지침에 의해서 정보 공개 등을 일원화하는데 민원인들의 빗발치는 전화에 괴롭다. 심지어는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다며 술 취해 욕하는 사람도 있다. 바쁠 때 어이없는 전화 받다가 직원들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군 보건소를 믿고 신뢰하면 잘 극복 될 텐데 일부 불신과 불안이 정확 신속을 요하는 일을 더디게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라고 말하는 그녀의 어깨가 큰 나무처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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