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피해자지만 이웃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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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피해자지만 이웃 먼저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8.06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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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지역 곳곳 수마에 ‘시름’
봉사자 복구 작업에 새 희망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뒤로 한 채 이웃의 피해복구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뒤로 한 채 이웃의 피해복구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달 29일 밤부터 다음 날까지 충북옥천지역에 내린 비로 곳곳에 개울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틀간 충북옥천지역 강수량은 평균 153를 기록했으며 충북 옥천군 군북면의 경우 곳곳에 따라 차이는 있었으나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용목, 보오리는 244의 물폭탄이 쏟아져 한때 마을이 고립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집중호우로 천이 범람했던 충북 옥천군 군북면 증약리는 공장침수와 주택 내 토사유입으로 몸살을 앓았다. 증약리에서 싱크대 상판 제조업을 하는 송영득(두손에스티·57)씨는 새벽 430분쯤에 심상치 않은 빗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가 보니 공장 앞 증약천이 찰랑찰랑했다. 서둘러 들어와 대비 준비를 하는 5분 동안 갑자기 빗물이 파도처럼 들어 왔고 뒷산의 철도 가드레일과 나무가 쓰러지며 토사가 쏟아져 가족이 기거하던 보일러실 판넬을 밀어냈다. 그 바람에 방문이 열리지 않아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놓여 119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119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온가족이 죽을 힘을 다해 판넬을 밀어내고 탈출했다고 한다.

같은 건물에서 사출기계업을 운영하는 건물주 홍복선(대성산업·69)씨는 “15년을 이곳에서 제조업을 했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며 평소에도 비만 오면 항상 넘실대던 증약천을 공사할 당시 1미터정도 높게 제방을 쌓아 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예산문제 운운하며 미뤄 이런 일이 생겼다며 울분을 토해 냈다. 이번 물난리로 한 건물 두 사업가의 피해액만 얼추 수억에 달할 것 같다고 한다.

수해를 입은 곳은 군북면 일대뿐이 아니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울목 일대에 심어 놓은 호두며 아로니아 밭도 물에 잠겼다. 엘도라도 앞 도로는 강물이 범람하며 침수됐다. 동이면 유채꽃밭이 있던 자리는 이곳이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빗물이 넘쳐났다. 난리통이라는 표현이 실감났던 곳곳의 피해 상황을 살피기 위해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출동, 쓸고 닦고 퍼냈던 옥천군자원봉사센터, 적십자회. 로타리클럽, 새마을회 등 긴급재난 지원팀의 수고로 조금씩 복구되는 모습들을 사진 취재했다.

한편, 회원들과 함께 두손에스티 공장내부의 뻘을 퍼내던 금정숙 자원봉사센터장은 어제부터 이곳에 와서 비하리까지 돌아봤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침수된 곳이 많아서 어떻게 도울 것인지 어제만 2회에 걸쳐 파악했다. 현지답사 후 자원봉사자 인원 80명을 배치했다. 위쪽 비하리에는 군부대서도 재난지원 복구를 위해 출동했다. 우리 봉사팀은 응급시에 모여라! 하면 다 모인다. 수난은 당했지만 합심해서 복구를 위해 모두 애쓴다. 봉사하는 사람은 재밌게 일한다. 그리고 도움이 될만한 일거리만 보면 눈이 반짝반짝한다며 회원들의 노고를 북돋워 줬고, 군북면 새마을회 회원 15명은 개울을 넘어 쓸려온 나뭇가지와 쓰레기를 걷어 내는 작업을 아침 8시부터 시작, 거의 다 걷어 냈다. 우리도 피해자이지만 떠밀려온 쓰레기를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악취와 해충으로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을까 하여 주민들의 건강이 염려되어 나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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