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있어 더 든든한 ‘장야주공2단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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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있어 더 든든한 ‘장야주공2단지’ 사람들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8.1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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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입주, 610세대 1800명
군립어린이집, 도서관 건립 등 새바람

조규룡 이장, 33년째 헌신 봉사 삶
전용자 소장, “정 많고 따뜻한 곳”
장야주공2단지아파트 전경
장야주공2단지아파트 전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아파트는 영구와 국민 등 두 가지가 있다. 입주 후 2년 단위로 임대차계약을 맺는 것은 같으나 영구임대아파트의 경우 12, 13, 15평이 주를 이룬다. 입주 대상도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200~300만 원 저렴한 임대보증금에 임대료도 10만 원 이하다. 반면 국민임대아파트의 경우 일반인도 입주신청이 가능하나 소득과 재산에서 제한을 받는다. 충북 옥천군지역엔 영구임대아파트는 없고 국민임대아파트로 장야2단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임대보증금은 평수에 따라 다르나 대게 1500만 원 이상이다. 민간아파트에 비해 수천만 원이 저렴해 어려운 주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힘든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이웃 간 오가는 정은 각별하다.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며 마음을 나누는 장야주공2단지 사람들의 삶 이야기로 들어간다.

 

2018년 장야FC 창립행사
2018년 장야FC 창립행사

 

장야주공2단지 탄생

LH20036월 이곳 장야리에 6개동 아파트를 신축했다. 21평과 24평 두 종류로, 610세대 규모다. 현 입주민은 1800여 명이다. 세대수로 보면 안남면에 비해 190세대가 부족하나 인구수로는 400여 명이 더 많다. 안내면 1900여 명과 비슷한 규모다. 이 아파트는 조규룡 이장을 중심으로 개발위원 9명이 관리협의회를 구성해 중요 업무를 협의하며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화단 조성을 통해 사계절 아름다운 꽃들과 푸르른 나무들과 함께 자연 속 주거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10년 전 조기축구클럽 장야FC가 창설됐다. 매주 일요일 충북 옥천군 장야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가족 단위 축구경기가 펼쳐진다. 그런가 하면 장야어린이집은 지난 6월 군립 어린이집으로 전환돼 다음 달까지 리모델링해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 진다. 또한 2층엔 작은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과 학생들의 새로운 문화향유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작년 복날에 어르신 식사대접
작년 복날에 어르신 식사대접

 

활기찬 아파트를 만드는 사람들

활기찬 아파트는 어르신들의 표정부터가 다르다. 이곳 아파트가 그렇다. 이 아파트 노인회원은 53. 노인회는 매년 무더운 복날에는 삼계탕을, 가을에는 나들이 여행을, 매월 1회 아파트 주변 청소에 참여, 깨끗한 아파트 만들기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지만 매일 하루 한끼 식사제공도 했다. 노인회를 이끌고 있는 윤남한(87) 회장은 8년 전 입주해 작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윤 회장은 미약한 노인회지만 노인들의 휴식공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인회 활동에 부녀회는 중요한 뒷받침이 되고 있다. 식사와 여행 등 어르신들의 활동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는 부녀회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부녀회의 중심에 있는 윤영순(61) 회장은 2003년 입주해 부녀회장직을 3년째 맡고 있다. 종합상가에서 옷가게(대농상회)를 운영하면서도 충북 옥천군 자유총연맹 여성회장 등 일과 봉사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윤 회장은 부족하지만 어르신들의 활동에 보조역할자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개발위원들로 구성된 관리협의회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위원들로 구성된 관리협의회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용자 관리소장

옥천 떠나기 싫다는 전 소장은 이 아파트에서 19개월 째 근무 중이다. 주택관리공단 대전충남 소속 직원으로, 대개는 1년 단위로 순환근무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옥천이 좋다며 연장근무하고 있다.

전 소장은 관리소장으로 7년 째, 직원으로 총 20년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이곳처럼 입주민들이 정이 많고 따뜻함을 느끼기는 처음이다. 어르신들과도 편하게 아버지, 어머니하며 지낸다며 자진 연장근무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녀는 조규룡 이장을 향해 여러 아파트에서 근무해 봤지만 조 이장님처럼 합리적인 분은 뵙지 못했다조 이장님은 중심을 잡고 일하신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발 벗고 나서 주시는 협력자라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조규룡 이장(충북이통장연합회장)과 그의 가족.
조규룡 이장(충북이통장연합회장)과 그의 가족.

 

조규룡 이장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남곡리가 고향인 조규룡(63) 이장은 이 아파트가 신축된 다음 해인 2004년 입주했다. 16년째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서 큰 형과 함께 직장생활을 하던 중 갑작스런 둘째 형의 사망으로 양복점을 이어가게 됐다. 당시 조 이장은 큰돈을 벌었으나 기성복이 출시되면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야속한 시대의 흐름이었으나 그는 당당히 받아들였다. 이후 농산물 유통업과 회사원 생활을 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지만 보증을 서면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평생 보증 빚에 시달리며 힘든 세월을 보냈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지역봉사활동만큼은 놓을 수 없었다. 1987년부터 시작한 지역안전지킴이 자율방범대를 15년간 활동했다. 1989년부터 3년간 자유총연맹 청년회장을, 10년 간 JC 및 특우회(2003년부터 3년간 회장), 옥천문화원 이사(4년간), 옥천상고 운영위원장, 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장, 충북도립대재정위원회 위원, 경찰서치안협의회 위원, 시니어클럽운영위원 등 지역에서 그의 봉사는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봉사하다 인생 다 보냈다

조 이장의 봉사인생은 2005년 이장을 맡으면서 최극점을 찍는다. 장야4리 이장을 15년째 이어오고 있다. 2014년 옥천읍이장협의회장에 당선된 그는 군 협의회장도 맡게 되더니 충북이통장연합회장까지 맡게 됐다. 도 연합회장 임기는 2. 하지만 그는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연합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기까지 읍 협의회와 군 협의회원들의 도움이 컸다. 도 연합회장이 되기 위해선 군 협의회장이 우선 조건이다. 임기가 다 된 협의회장이지만 읍과 군 협의회는 정관을 바꾸면서까지 연임에 동의했고, 이에 힘입어 유일한 도 연합회장 재선 성공자가 된 것이다.

조 이장은 읍과 군 협의회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도 연합회장 연임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열 번 생각해도 감사, 감사, 감사뿐이라며 연거푸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지난 세월 돌아보면 봉사하다 인생 다 보낸 것 같다며 멋쩍어했다. 그러면서 부인 민경숙(55) 여사에 향한 미안한 마음과 사랑의 마음을 함께 보냈다.

조 이장은 집식구(부인)가 많이 고생했다. 보증을 잘못 서 어렵게 됐을 때 죽을까도 생각했는데 집식구가 있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부인을 향한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조 이장은 딸 서희(회사원·31), 서인(사업가·28)과 아들 민준(공무원준비생·26) 21남을 두고 있다. 법무법인 새미래(영동군)에서 사무장으로, 부인 민 여사는 옥천 장내과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역과 마을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조규룡 이장. 어려운 처지에 있기에 누구보다 더 많이 이해하며 서로 의지하는 장야주공2단지 사람들. 깨끗하고 아름다운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관리소 직원들. 이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며 입주예비후보자가 3년 째 대기하고 있는 곳. 3박자가 하나가 돼 오늘의 장야주공2단지는 전국 최고 살기 좋은 임대아파트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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