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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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4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0.08.1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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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무궁화

 

무궁화

무궁화(無窮花)100일 동안 꽃이 피고 지고하여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신라시대 때부터 근화향이라 하여 나라꽃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듯하다. 꽃 중심부의 붉은 색은 정열과 사랑을 나타내고, 이것이 불꽃처럼 꽃잎을 따라 퍼져 나가는 것은 발전과 번영을 상징한다. 잎은 늦게 돋아나고 길이 4~6cm, 너비 2.5~5cm로 얕게 3개로 갈라지며, 꽃은 반드시 새로 자란 잎겨드랑이에서 하나씩 피고 종()모양이다. 지름 7.5cm정도 크기의 아름다운 꽃인데 <일편단심>이 꽃말이다. 일제 땐, 수난을 겪었다.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 눈병이 난다고 눈의 피 꽃’, 꽃가루가 살에 닿으면 부스럼이 나 부스럼 꽃이라 하여 뿌리째 뽑아 불태웠다. ‘저지른 만큼 되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일본열도가 바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다가올 수도 있을 게다. 우리나라 꽃을 없애 버리려 한 죗값으로 말이다.

 

글라디올러스
글라디올러스

 

글라디올러스

옛날 왕에게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다. 소중하게 아꼈던 공주가 병으로 죽게 되었다. 그녀는 죽기 전에 ‘2개의 향수병과 함께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왕은 시녀에게 공주와 함께 묻어주라고 향수병을 주었으나, 시녀는 마치 판도라처럼 호기심에 사로잡혀 2개의 병뚜껑을 열어보게 되었고 병속의 향수는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시녀가 빈 병을 묻은 무덤에서 향기가 없는 적색의 꽃이 피어났다. 꽃향기가 없음을 안, 왕은 시녀를 죽이자마자 그 꽃에서 향기가 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글라디올러스는 결혼하지 못하고 처녀로 죽은 여인의 무덤에 바치는 꽃이 되었다. 꽃말은 <젊음>이다.

 

튜베로즈꽃
튜베로즈꽃

 

튜베로즈꽃

그녀는 매우 볼 품 없는 외모를 가진 여인이었다. 혼기가 꽉 찼음에도 결혼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그녀를 사모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말 한번 붙여 볼 용기가 없었기에, 늘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다 하루가 다 가길 몇 개월째, 그러다 달빛이 어스름한 어느 날 밤 들판에 가득 피어난 튜베로즈 꽃밭에서 둘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틈에, 그에게 말을 걸어 볼 수 있었다. 즐겁고 설렜던 남자는 이런 만남을 종종 이어가다 가까워 졌다. 그녀를 더욱 사랑하게 된 그는 낮에도 만나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못생긴 얼굴을 본다면 결말이 어떻게 될지 너무나 잘 알기에 거부하다 헤어지고 말았다. 애달픈 사랑은 2년 남짓 이어졌고, 그녀는 상사병으로 죽어 튜베로즈의 정령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더욱 진하고 강렬한 향기를 내뿜는 꽃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선 월하향이라 이름 지은 이 꽃은 <위험한 관계>가 꽃말이다.

 

부들레야
부들레야

 

부들레야

잉글랜드 식물학자 아담 부들(Adam Buddle)의 이름을 딴 부들레야는 아시아, 아프리카 및 아메리카 특산의 꽃 관상식물로 100여 종이 분포한다. 꽃은 자주색 또는 흰색의 작은 꽃들이 촘촘히 달라붙어 기다란 원뿔모양으로 무리지어 피는데 끝으로 갈수록 휘어진다. 꽃은 아래서부터 위로 피어 올라가며, 개화기간이 길어서 6월부터 가을까지 오랫동안 화단을 채워주는 야생화다. 꽃말은 <친구의 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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