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매연이 너무 심해 고향으로 내려가야겠어” 임영갑(충북옥천군 동이면·76)씨는 남편 오환탁(78)씨의 깜짝 발언에 “당신은 내려가, 시골은 답답할 거 같아 서울에 있어야지”라고 대답했다. 오씨가 먼저 내려와 산 지 5년째, 임씨도 귀촌을 결정하고 내려왔다.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귀촌 초반엔 너무 답답했다”라고 밝힌 임씨. 그도 그럴 것이 향상된 문화를 누릴 수 있었던 서울에 비해 그녀에게 옥천은 너무나 작은 시골이었다. 임씨는 처음에 시니어클럽을 통해 노인 지원 일자리인 중학교 급식 도우미로 근무하게 됐다. 일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어느새 옥천의 교통시스템을 알게 됐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충북 옥천의 교통을 대략 파악한 그녀는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수업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누군가가 “할 수 있는 것, 잘 하는 것을 찾아라”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과거 교회 찬양대로 활동했던 경력을 살려 합창부에 들어갔다. 곧 피아노반에도 등록해 매주 피아노를 연습하며 재작년에는 ‘등대지기’를 연주해 발표회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임씨는 문화생활뿐만 아니라 틈틈이 농사일도 병행하고 있다. 약 200여평 밭에 참깨와 들깨를 심어 시누이들과 나누는 게 큰 기쁨이라고 전했다. 임씨는 “내가 직접 농사를 짓고 있으니 요리할 때 재료도 아낌없이 넣게 된다”며 밝게 미소 지었다.
임씨는 “아침에 창문을 열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물안개에 나도 모르게 ‘이사 잘 왔네’라고 속삭였다. 시라도 읊고 싶을 정도로 그 장면에 반했다”며 옥천의 자연과 귀촌 후 삶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