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은 수해에 몸살인데 군의회는 ‘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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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수해에 몸살인데 군의회는 ‘딴 세상’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8.20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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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쌍심지-
옥천군의회, 곽봉호 의원 표절 논란 속
의회 차원 검증 없이 언론보도만으로
윤리위 회부여부 갑론을박 끝 ‘부결’

주민들 “주민은 물난리에 피해복구
안간힘인데 주민 대변자들은 집안
싸움에 정신 못 차린다” 비난 쏟아
옥천군의회
옥천군의회

 

50여일의 긴 장마에다 용담댐 기습방류로 옥천지역 곳곳이 수해복구에 몸서리치는 와중에도 주민 대변자라 일컫는 군의회는 자체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때 아닌 표절논란으로 집안싸움에 혈안이 돼 있다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군의회는 곽봉호 의원 기고 표절논란 관련 윤리위원회 회부를 논의할 목적으로 지난 13일 소집했으나 임만재 의장을 비롯해 이용수·추복성 의원만이 참석해 논의 자체가 무산됐다. 군의회는 지난 18일 재소집 했고 당사자인 곽 의원과 개인적 사유로 모 의원이 불참, 6명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논의에 들어갔다.

A의원은 향수신문과 인터뷰에서 선출직은 자신의 행위와 말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사태는 개인의 문제이고 의회 차원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며 당사자께서 사과도 해 윤리위 회부여부는 차후 사태를 좀 더 지켜본 후 의논하자고 주장했다.

B의원도 의회 일이 아닌 개인적 일이며, 군민에게 좋은 글을 나누고자 했던 것으로, 좋은 내용을 알리는 것은 의원으로서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댓가를 받고 한 것도 아니라며 본인이 반성하고 있고 사과와 기자회견도 했다. 오히려 의회에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C의원은 군민과 공유하려고 했던 일인데 이런 일이 발생하고 나니 곽 의원께서 마음고생 많이 하고 있다. 처음엔 윤리위 회부 검토를 주장했지만 곽 의원께서 반성의 기미가 보이고 원작자에게 사죄했다니 추후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D의원은 입법 고문과 변호사 자문을 구한 결과 품위유지 위반이라고 하니 윤리위는 개최돼야 한다. 윤리위 회부가 안 된다면 더 큰 문제로 불거질 소지 있으니 윤리위 회부는 본인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E의원도 지방자치법 36조와 회의규칙, 윤리장정, 옥천군 조례에도 의원의 책무가 있다. 무리가 있을 땐 윤리위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의회 책무다. 곽 의원 보호를 위해서라도 선제적 차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논의와 관련 군의회 차원의 자체 검증을 거치지 않고 언론보도만으로 논의를 했다는데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임만재 의장은 군의회 차원의 검증을 진행한 것은 없다. ,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어서 논의를 하게 됐다필요하다면 검증 절차를 거치겠다고 말해 정확한 자료 없이 무리한 진행이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어 임 의장은 검증 시 컴퓨터시스템에서 가능하나 건당 몇 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곽 의원이 기고한 건수는 대략 90건 정도인데 전체를 할 경우 500만 원 정도 소요돼 일부만 할지 전체를 할지는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혈세 투입을 예고했다.

이런 군의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물난리에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군의회는 주민들 돌보기보다 의원의 개인적 일에 매달려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주민 F씨는 군의원들은 지금 무엇이 우선인지 중심을 잃고 있다. 수해로 고통 받는 주민은 뒤로 한 채 자체 검증자료도 없이 동료의원만 잡고 있다주민 대변자로서 상식에 벗어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정치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일련의 곽 의원의 의정활동에 통합당의 불만 표출과 통합당 의원들과 친분을 갖고 있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곽봉호(미래통합당) 의원은 김재종(더불어민주당) 군수의 굵직한 사업에 대해 대체적으로 찬성해 왔다. 그러던 중 가온타워 매입 복지타운 건립 사업이 극점을 찍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519일 군의회는 가온타워 매입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안 통과를 놓고 찬반이 강하게 대립했다. 하루 전 열린 행정운영위원회에서 위원 5명 중 3명이 반대했다. 결국 공유재산관리계획안 10건 중 9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고 가온타워 매입안에 대해서만 부결된 채 수정안이 본회의로 넘겨졌다.

다음날 본회의에서 결과는 뒤집어졌다. 이의순(민주당) 의원이 행운위의 수정안에 이의를 제기했고 추복성 의원(미래통합당)이 이 의원의 이의에 다시 이의를 제기하며 격론을 펼쳤다.

결론을 내리지 못한 회의는 20분 간 정회에 들어갔고 속개된 회의는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먼저 행운위 수정안에 대해 임만재(민주당), 추복성·유재목(통합당) 의원이 찬성을, 김외식·이용수·이의순·손석철(민주당), 곽봉호(통합당) 의원이 반대해 가온타워 매입을 뺀 공유재산관리계획 수정안은 부결됐다. 이어진 군수 원안(가온타워 매입이 포함된 계획안) 표결에선 5명이 찬성, 3명이 반대해 가결됐다. 반대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 통합당 유재목·추복성 의원이 적극 반대한데 비해 곽 의원은 찬성했다.

이에 곽 의원은 당시 향수신문과 인터뷰에서 저의 모든 의정활동은 주민의 입장에서 결정된다. 이번처럼 찬반이 엇갈린 사업에 대해선 주민 의견을 더 많이 청취해서 내린 결론이라며 주민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이들의 갈등은 부의장 선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8대 전반기 의장은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부의장은 통합당에서 맡기로 하고 당초 곽 의원이 부의장을 맡기로 했지만 후반기로 미루고 추복성 의원이 부의장을 맡았다. 하지만 후반기 부의장 선거에서 같은 당 유재목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갈등의 조짐이 시작됐다. 여기에 유추의원은 한목소리를 냈고, 곽 의원만이 약속 위반이라며 외톨이가 된 격이다. 가온타워 매입안 처리에서 통합당 두 의원과 뜻을 같이 하지 않은 곽 의원에게 부의장 자리를 주지 않겠다는 일종의 복수극 연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군의회는 626일 의장단 구성에 나섰다. 통합당 몫으로 남겨진 부의장 선거는 유 의원이 후보등록을 하자 곽 의원이 등록을 취소했다. 유 의원의 단독 출마로 당선이 확실시 됐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로 1차 투표 결과 찬성 4, 무효 4표로 제적의원 과반수 이상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무산됐다. 정회 후 2차 투표에서도 결과는 같았고 부의장 선출은 무산됐다.

군의회는 73일 임시회를 열고 다시 부의장 선출에 나섰다. 이날도 역시 곽 의원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고 유 의원만이 단독 출마해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이 같은 결과는 곽 의원과 유 의원이 전날 만남을 갖고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져 통합당 의원들 간 화해의 모습이 연출되는가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지만 분위기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이에 모 의원(통합당 소속)모든 것은 아니지만 복지타운 건립 관련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때 곽 의원은 찬성했다. 당시 서운했지만 부의장 선거 후 소주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다 풀었다통합당 소속 의원간 분열은 절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집행부는 행정 총동원령을 내리고 자원봉사자들과 연일 수해복구에 온힘을 쏟고 있는 상황. 용담대 기습방류로 피해주민들은 보상에 목매고 있지만 군의회는 한 의원의 개인적 사안에 정작 지역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들. 주민들은 쌍심지를 켜며 군민의 대변자로서 초심을 잃지 말라고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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