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와 인간관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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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와 인간관계의 거리
  • 김선환 한남대학교교수
  • 승인 2020.09.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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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환 한남대학교교수
김선환 한남대학교교수

 

바야흐로 코로나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각자가 3단계 수준으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2단계부터는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모두 긴장해서 1단계 시작 초기에는 잘 지켜왔는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렇게 생활하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상향된 지침은 더욱 지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 모범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집 안에 있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나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선 먹고사는 일이 중요해서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 재택 근무하는 방법이 있긴 해도 극히 제한적일 따름이다. 자영업자는 더욱더 어려워졌다. 기업이나 개인 모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가 이번 가을에 끝이 나는 일도 아니고 수년을 지속한다면 경제적인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해 질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사람들 간의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것이 또 하나의 고통이다. 격리형태의 상황이 오래 지속 되다 보면 심리적인 안정감이 깨질 뿐만 아니라 불안감에서 비롯된 이상 행동 현상이 나올지 모른다. 아직도 단계적 조치에 무관하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지내는 용감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어찌 보면 확진 발생률이 좀 적은 시기에는 확률적으로는 0.01%도 안 되는 발생비율 등으로 99% 이상의 사람들이 조심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근거 없는 자신감에 그냥 살던 대로 행동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감염병의 특성이 누구나 무작위로 걸릴 수 있다 보니 개인의 선제적 예방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이제 한 번 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이러다 보니 각 개인이 속한 조직과 개인적인 인간관계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어찌어찌 꾸려가지만 내용적으로는 빈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 내용의 핵심은 인간관계의 약화이다. 개인들의 인간관계 유지는 거리로 보면 1미터 내외이다. 이 거리는 방역의 준수 거리 2미터 안에 있다. 방역기준을 지키다 보면 커피나 음식을 같이 먹으며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 인간관계는 지속성이 약화되거나 끊어지면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친밀도에 따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기본이다. 각자의 거리가 유지 된다는 것은 주기적인 접촉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3단계가 되면 인간관계의 유지가 쉽지 않다. 서로를 위해 모임이나 만남을 자제해야 된다. 참기 어려운 일이 지속되면 모두 행복하지 않은 상태가 될 것이다. 가족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떨어져 사는 부모 자식을 만나기 어렵다. 만일에 전파시키거나 전염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안 만나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친구들과도 마찬가지다. 누가 누구에게 피해를 입힐지 모르니 자제한다. 그러다 보면 아예 만나지 못한다. 결국 삶의 질이 부실해진다. 어찌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 괴롭기만 하다. 우리보다 확산이 많이 되는 나라에서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안에만 있기 힘들어하고 일부는 이를 참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다 제지를 당하는 경우를 매체를 통해서 많이 보았다. 그만큼 인간관계의 약화는 사람들이 참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은 공적이든 사적이든 서로 만나서 접촉을 해야 만족한다. 사람들 간의 밀접한 접촉은 인간 사회유지의 원동력이다. 친밀도에 따른 거리가 달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 이루어지는 재택근무 화상회의나 온라인 수업등도 근일에 만남이 가능한 가운데 이루어져야 원활하고 생동감이 살아나는 것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는 원격사회가 된다면 인간관계는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허하다. 그나마 개인의 통신망이 발전해서 그것을 이용함으로써 다소 위안을 가질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일시적 처방이긴 하지만 혼자서 자연과 더불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이 답답한 마음에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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