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심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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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심장이 중요하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0.10.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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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초반의 A씨는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기 시작한 지 2개월이 되어간다. A씨가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게 된 것은 정기건강검진에서 혈액 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고 혈압도 경계고혈압의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고 의사로부터 운동할 것을 권유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A씨가 실제로 느끼는 어려움은 목과 등 위쪽에 지속해서 느껴지는 불편감과 통증이었다. 직업상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탓이었다. 그렇지만 이 통증이나 불편감은 정기검진에서 특별히 다루어지거나 검사하는 항목은 아니었다. 
어쨌든 요즘 A씨는 피트니스 센터에 열심히 다니면서 통증이 많이 사라진 것을 느끼고 컨디션도 좋아진 것을 느낀다. 
A씨가 피트니스 센터에서 하는 운동내용은 대체로 5~10분 정도 런닝 머신에서 걷고 나서 근력운동을 한 시간 정도 한다. 트레이너도 대체로 A 씨에 대해서 머신과 함께 덤벨과 같은 프리웨이트를 이용한 근력이나 밸런스운동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지도하고 있다. 


A씨의 운동방법에 잘못된 것은 없을까? 사실 A씨의 운동에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A씨의 혈액 중 지질 수준과 혈압의 수준을 고려할 때 운동내용에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으로 인해 가장 큰 위험성을 가진 인체 기관은 심장과 혈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심장과 혈관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효과적인 운동은 심폐지구성 운동이다. 
물론 근력운동을 통해서도 혈중 지질 수준과 혈압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전신의 대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형태의 운동, 즉 걷거나 달리거나 로잉머신(노젓기운동), 일립티컬 운동 등이 혈중 지질과 혈압의 개선에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A씨와 같은 경우 심폐 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형태의 운동을 적어도 전체 운동시간의 40~50% 정도가 되도록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골계의 통증이나 불편감은 거의 모든 사람이 호소할 정도로 일반적인 문제이다. 이는 관절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거나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의 이완 요법 그리고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의 활성화와 근력 개선을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접근법을 적용했다면 그 효과가 비교적 단기간에 나타나거나 심지어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너들도 주로 근관절의 기능적 측면에 집중하여 대상자를 지도하는 경향을 가진다. 
이와 비교할 때 심장이나 혈관에 대한 운동 효과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심폐 자극 전신운동에 대한 인체의 반응은 훨씬 드라마틱하다. 인체의 신경과 호르몬의 변화에 수반되는 이 변화는 마치 천지가 개벽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심장은 더 빠르게 펌프질을 시작하고 기관지와 흉곽은 확장하며 근육 혈관과 피부혈관 그리고 뇌혈관은 더 많은 혈액을 받아들이며 땀샘은 열려서 땀을 분비한다. 


심장 혈관이 거의 막힐 때까지 우리는 잘 모르고 넘어갈 때도 많다. 생사와 직접 결부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간영역의 트레이닝서비스 분야에서 심폐 순환계는 거의 외면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그동안 많은 매체를 통해 근육과 근력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유행처럼 집중적인 조명이 비춰졌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바이오센서의 발달로 운동할 때 심폐순환계의 반응 등을 간단하게 체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스스로 시시각각 심혈관계나 호흡계통의 반응을 보면서 운동하며 일정 기간 동안 나타나는 트레이닝의 효과를 데이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운동처방의 기본적인 매뉴얼만 적용해도 많은 사람들은 더욱 동기화되고 효과적인 운동의 혜택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문제는 장비가 아니라 지식과 그 적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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