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신간]닭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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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신간]닭니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1.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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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교단에서 교편을 잡으며 살아온 강병철 작가가 이런저런 사연으로 절판된 자신의 동화 ‘닭니’를 17년만에 복간했다. 닭니 같이 또 도깨비 밥풀 같이 작가의 마음 한구석에 끊임없이 달라붙던 유년의 사연을 어느덧 손자뻘이 된 젊은 세대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까닭이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흙 냄새, 비릿한 갯벌 냄새를 맡으며 순박한 정서를 기르던 그때 그 시절. 쥐꼬리 자르기, 풀빵, 아이스케키, 닭니 등 재미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들이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강 작가는 “유년시절의 사연이 실감나게 전달되면 좋겠다”고 했다.
추천사를 쓴 도종환 시인은 “이 책은 정겨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가난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넘치고 배를 곯아도 흙 묻은 손으로 잡는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옵니다. 이 책은 드러내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며 “이렇게 흙 향기 묻어 있는 알토란 같은 이야기를 써 놓고도 자랑하거나 떠벌이지 않고 장승처럼 서서 벙긋이 웃는 작가 강병철의 질박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고 했다.
한편 강병철 작가는 서해안 적돌만 바닷가 태생으로 1985년 ‘민중교육’지에 소설 ‘비늘눈’을 쓰고 잠시 해직 당한 기간을 제외하면 36년 간 교편을 잡다 정년퇴임했다. 그의 저서로는 ‘호모 중딩사피엔스’,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외 다수가 있다. 그는 한국작가회 대전충남지회장을 6년간 역임했다.
다음은 성장소설 ‘닭니’의 일부다.

적돌만 가는 길목 마당에 밀짚방석 깔아놓은 여름밤이다. 저물녘마다 누나들이 우리 집 마당을 가로질러 바다로 나갔다. 도회지 사람들처럼 별들의 그물망으로 넘실거리는 밤바다 풍경 만나는 줄만 알았다. “워디 간댜?” “후후후…… 바다 귀경.” 밤이슬 맞으며 소금 긁으러 가는 줄 안 건 훗날의 얘기이다. 저수지처럼 가두어 염분을 증발시킨 농도 진한 바닷물을 염전에 담아놓고 여름 땡볕으로 하염없이 말리는 고단한 도정이다. 마침내 바닥으로 소금기 깔리면 고무래로 버석버석 긁어 창고에 나르는 것이다. 짚누리 뒤에서 오줌을 누다가 마주친 누나들은 소금꽃 종아리 털어내며 박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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