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 발전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뛰어 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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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서면 발전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뛰어 들겠습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0.12.10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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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유망 복서, 세계 챔피언 목표
스포츠계의 뒷거래에 실망 고향으로 유턴
스킨스쿠버·어업면허 취득, 고향발전에 올인

김종범 군서면이장협의회·지역사회보장협의회장
마을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앞장 서서 해낼 각오가 돼 있다는 김종범 회장은 임기 내에 서화천 주변에 ‘야외음악당’을 꼭 건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을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앞장 서서 해낼 각오가 돼 있다는 김종범 회장은 임기 내에 서화천 주변에 ‘야외음악당’을 꼭 건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느 누군들 삶에 대한 애환이 없고 고통이 없을까, 하지만 그러한 삶 속에서도 마치 인간승리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북 옥천군 군서면이장협의회와 군서면지역사회협의회 회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김종범(55) 회장.

김 회장의 직업은 본시 복서였다. 옥천중학교 재학 당시 그는 복싱 세계 챔피언이라는 야무진 꿈을 안고 누구의 권고나 조언도 없이 무작정 복싱계에 뛰어 들었다. 열심히만 하면 꿈을 이룰 것도 같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렇게 진행도 됐다. 실제로 그의 실력을 인정한 서울체육고는 그를 스카웃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나이 스물 셋에 그러한 꿈을 접어야만 했다. 어느 해인가 당시 세계 1위와 붙은 결전에서 심판의 이해 못할 판정으로 더 이상 진전을 이룰 수가 없었다. 누가 봐도 분명한 승리였는데 심판은 상대방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너무도 억울했다.

 

말로만 듣던 스포츠계 뒷거래에 실망

 

말로만 듣던 스포츠계도 뒷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에 몇 날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새웠다. 설상가상 어머니마저 극구 반대를 하는 바람에 그토록 힘들게 올랐던 국가대표 상비군마저 내려 놓아야 했다.

이후 그는 모든걸 접고 고향 옥천으로 회귀했다.

그때부터 김 회장의 삶은 처절하리만치 혹독하고 힘겨웠다. 아는 것이라고는 권투 밖에 없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 잡았다. 과거는 과거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 물었다. 그래서 발길을 금강유원지로 향했다. 달랑 텐트 하나만 들고서.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기존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속칭 텃세를 한 것이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설 그가 아니었다. 일단은 물리적으로 부딪혔다. 당연한 승리.

이후 그를 알아본(?) 사람들은 더 이상 건드리지 않고 그를 같은 일원으로 맞아 주었다.

 

하루 3시간 이상 잠 안자

 

그렇다고 하루 종일 장사를 하는건 아니었다. 낮에는 구두을 닦았다. 그리고 밤에는 포장마차를 했다. 한 때는 다방과 당구장도 운영해 봤다. 당시 하루에 잠자는 시간이래야 3시간을 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하고 말겠다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수모나 고통도 참았다.

그래서였을까, 김 회장의 성실함과 인간성을 안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어느 해인가 뭐가 잘못됐는지 엄청난 손해를 보는 일이 생겼다. 너무도 서글펐다. 나 자신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내가 손해를 봐야 한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졌다. 그러나 어쩌랴, 모두가 내가 잘못 결정한 탓에 불거진 일인걸.

접었다. 포장마차고 구두닦이고 모두 접었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사양리로 발길을 돌렸다.

고향으로 돌아 온 김 회장은 제2의 삶을 살기로 작정했다. ‘누구에게 피해 주지 않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면 언젠가는 나의 마음을 알아주겠지하는 심정으로 오로지 일에만 매달렸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대청호에서 물고기를 낚고 인명을 구조해 주는 어업면허 취득과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스킨스쿠버 자격증과 어업면허도 취득

 

실제로 김 회장은 어린 시절 직접 만든 작살로 물고기를 잡은 경험을 되살려 정식으로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업면허까지 땄다. 지금도 그가 운영하는 민물고기 전문 식당에 들어가는 물고기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 고기를 잡아 손님들 식탁에 올린다. 또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도 많이 구해 냈다.

이후 김 회장은 마을 발전과 약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앞장섰다. 그러던 2016, 김 회장의 살신성인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를 동네 주민들이 추대를 했다. 사양리 이장으로.

사실, 처음 이장을 추대받을 때는 뭔가 부자연스러웠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마을 주민들이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건 아닌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수시로 이장을 맡아 달라는 주민들의 권유를 더 이상은 뿌리칠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승낙했다. 평생에 이장을 해보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지 못했는데 어느 날 한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감투가 하나 더 씌워졌다. 군서면지역사회보장협의회 회장도 맡아 달라고 했다. 황당했다. ‘이장도 무거운데 군서면지역사회보장협의회 회장까지 맡으라니 도무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헷갈렸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 이면에는 모두가 주민들에게 한없는 봉사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니었겠는가 하는 나름의 억측(?)도 해본다.

다른 지역과 달리 군서면 13개 마을 모든 이장님들은 단합이 잘된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래서 저같이 능력없는 사람도 이장협의회장을 맡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겸손해 하는 김 회장은 마음 한 켠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서화천 주변에 야외음악당건립하고파

 

저희 마을에 건립 중인 군서면체육센터가 예산 삭감으로 운동기구 설치가 안된 상태에서 운영이 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라는 김 회장은 제 한 몸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마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 들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당장에는 안되더라도 시간을 두고 군을 설득해 반드시 운동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다른 계획이 있다면

특별하다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군서면에 있는 서화천 일대에 야외음악당을 건립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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