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지역신문' 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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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지역신문' 을 기대한다
  • 옥천향수신문
  • 승인 2016.02.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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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표 (옥천군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옥천향수신문으로부터 앞으로 어떤 신문이 되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글을 부탁받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오래 전부터 ‘옥천신문의 여론 독점현상’ 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지만, 막상 옥천향수신문이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독자들과 소통해야 할까' 라는 물음 앞에서는 선뜻 ‘이거다’ 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옥천신문 만큼 건전한 지역신문도 흔치 않다. 그럼에도 필자가 우려했던 이유는 독점이라는 게 원래 건강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듯이,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는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언론이라고 다르겠는가. 

나는 옥천지역의 건강한 언론환경을 만드는데 옥천향수신문이 일정한 역할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옥천향수신문이 건강한 신문이 되어야 한다. 건강하지 않은 신문이 건강한 언론환경을 만들 수는 없는 거니까.

그렇다면, ‘건강한 지역신문’ 이란 어떤 신문을 말하는 걸까?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집권의 독립이다. 현재 언론은 정치권력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으나, 불행히도 그 자리를 언론 사주나 광고주 등의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지역 언론의 경우, 이런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 또한 기본에 충실한 신문이 되어야 한다.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은 사실의 전달이다. 가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그 사안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사람마다 판단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법은 겸손하고 정정당당해야 한다.

기사로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설 등을 이용해서 당당하게 비판하는 것이 옳다. 독자들을 가르치려 들거나 여론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의도된 기사는 오만함의 산물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균형이다. 인구 5만여 명의 작은 지역에서 ‘진보만을 위한 신문’이나 ‘보수만을 위한 신문’은 결코 건강한 언론이라 할 수 없다.

특히 지역 환경이나 지역적 특성을 무시하고 모든 사안을 특정 이념에 꿰어 맞춰 재단하는 것은 지역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적절한 균형감각과 유연함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을 것이나, 우선 위에서 말한 것들만이라도 충족시키면 어느 정도 건강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정말 오랜만에, 정말 어렵게 얻은 지역언론환경 개선을 위한 기회를 소중히 살려내 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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