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떨어지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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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떨어지면 생기는 일
  • 정일규교수
  • 승인 2021.01.0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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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국력이다’라는 표어가 있다.

또 개인차원에서 “체력이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죽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체력은 좋고 나쁘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생명과 직접 관련되어 있음을 뜻한다.

이는 전혀 과장이 아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체력수준과 사망률간의 관계를 조사한 많은 연구들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의학의 발달은 침상에서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켰다.

그러나 누구도 인생의 마지막을 그러한 상태로 보내길 원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는 생명의 불꽃이 거의 사그라진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체력의 요소 중에서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체력요인을 건강관련체력이라고 부른다.

건강관련체력은 심폐지구력, 근력과 근지구력, 유연성 그리고 신체구성이 있다.

그 밖에 순발력이나 민첩성, 협응력, 스피드 등은 운동기능관련체력이라고 한다.

이렇게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들 체력요인들은 모두 건강과 운동기능에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심폐지구력은 건강관련체력 중에서 심혈관계의 건강상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체력요인이다.

심폐지구력은 걷기, 달리기, 사이클, 수영, 등산 그리고 각종 구기운동과 같이 심폐계를 자극하는 운동에 의해서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운동은 인슐린저항성과 혈압에 가장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즉 중간 강도로  주당 60분에서 120분 정도만 운동해도 뚜렷하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인다.

인슐린저항성과 고혈압은 혈관의 손상과 그로 인한 동맥경화의 중요한 촉진인자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활기차게 걷는 것만으로도 심장질환의 위험은 현저히 낮아진다.

근력과 근지구력도 건강관련체력으로서 요즈음 그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근력은 신체를 이동시키고 균형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요소이다.

또 근력운동을 통해서 휴식 시 대사량을 유지하고 인슐린저항성을 낮추어서 장기적으로는 체중증가를 막고 합병증의 위험성을 낮추도록 해준다.

그 뿐 아니라 근력운동에 의해 근육에서 분비되는 각종 물질들을 마이오카인(myokine)이라고 하는데 이 물질들은 대사율의 증가, 치매나 암의 예방과 관련하여 그 관련성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특히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근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스스로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여 이동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력수준을 ‘장애역치’라고 한다.

이 역치 미만으로 근력이 떨어졌을 경우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이를 보살필 복지차원의 재정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발표된 한국 성인남성의 비만률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서게 되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즉 우리나라 성인남자의 비만률이 42.3%, 여성은 26.4%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현상은 결국 각종 성인병의 증가와 직결되고 이는 의료 및 복지예산의 증가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

비만률의 가파른 증가와 병행해서 이런 저런 다이어트방법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면서 몇 년을 주기로 대유행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비만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을 삶의 질이나 건강의 개선과 같은 근원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온통 외모나 체중에만 쏠리게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만자체에 대해서도 개인이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다 실효성이 있는 접근법을 택하는데 장애가 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체중보다 체력이 중요하다’라는 점이다.

연구들은 체중이 좀 나가더라도 체력이 좋은 사람의 사망률이 정상체중이라도 체력이 낮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체지방률이 25%가 넘고 체력이 좋은 남성은 그보다 낮은 체지방률과 낮은 체력을 가진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낮았다.

물론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도 체중보다는 체력이 훨씬 중요하다.

개인의 삶이나 국가정책의 차원에서 ‘체력’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가져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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