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이론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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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이론의 다양성
  • 김현희 명리학자
  • 승인 2021.01.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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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사람의 운명을 해석하던 옛 방식이다. 자기 삶이 궁금하고 어떤 결단적 상황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도움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이론이다. 
사주(四柱)는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이며 천간(天干) 네 자와 지지(地支) 네 자, 총 팔자(八字)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사주팔자(四柱八字)라고 하고 그 이치를 명리라고 한다. 


명리(命理)는 하늘이 내린 목숨 혹은 자연의 이치라는 의미로 팔자에 담긴 결정론적 운명을 나타내고 명리학(命理學)은 팔자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당나라 때 띠(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납음오행(納音五行)과 신살론(神煞論)이 확립됐다. 이후 송나라 초에 서자평이 ‘자평진전’에서 태어난 생년월일시인 네 기둥(사주)을 정하고 일간(태어난 날의 천간)과 일지(태어난 날의 지지)를 기준으로 사주보는 법을 확립했다. 


송나라 때부터 서자평이 년(年) 기준의 사주해석을 버리고 태어난 일(일주) 기준의 사주해석법을 도입하면서 당나라 시기의 신살론과 납음오행은 근거를 잃기 시작했다. 송나라 때 완성된 ‘자평진전’은 격국(태어난 달인 월지)을 중시했고 격국에 맞는 용신(사주를 좋게 만드는 글자)으로 사주를 해석했다.  


사주학은 계속 발전돼 명나라 때 유백온이 ‘적천수’에서 용신의 억부(抑扶) 이론을 완성했다. 
억부는 강한 글자는 극(剋)하고 약한 글자는 생(生)하는 방법으로 사주를 좋게 만드는 글자를 용신으로 잡았다. 유백온의 ‘적천수’는 사주를 음양오행의 생극제화(生剋制化)로 해석하고 신살론과 십이운성을 사용하지 않았다. 

‘적천수’의 핵심은 중화억부론(中和抑扶論)으로 ‘중용(中庸)’의 이치를 중요시했다. 사주해석에서 비논리적인 납음과 신살을 제거하고 천간과 지지의 생극제화, 합형충파해(合刑沖破害), 음양오행의 억부(抑扶), 기운의 왕쇠(旺衰)로 사주를 해석했다. 


이후 청나라(1636~1912) 때 여춘태가 ‘궁통보감’을 완성하였다. ‘궁통보감(窮通寶鑑)’은 사주를 볼 때 먼저 온도와 습도인 기후를 중시했다. 사주가 추운지 더운지를 보고 사주의 기후를 중화시키는 글자를 용신(用神)이라고 했다. 
‘궁통보감’은 격국과 신살을 폐지하고 천간과 지지의 생극제화, 합형충파해로만 사주를 보았다. 사계절 별로 천간의 동태를 살핀 후 너무 추우면 불이 용신이고 너무 더우면 물이 용신이 된다는 원리로 사주를 해석했다. 조후(調喉)를 보고 억부를 보면서 사주의 용신을 잡았다.
명리학의 삼대 보물은 ‘자평진전’, ‘적천수’, ‘궁통보감’이다. 자평진전은 격국과 용신을, 적천수는 음양오행의 생극제화를, 궁통보감은 기상의 변화를 중시했다. 


‘자평진전', ‘적천수’, ‘궁통보감’ 세 책의 공통점은 중화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중화는 음양오행이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상태다. 사주를 중화시키는 글자가 용신(用神)이다. 용신의 종류는 상신(相神), 억부용신, 조후(調候)용신, 통관(通關)용신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상신은 격국을 완성시키는 격국론에서 사용하고 억부는 오행의 강약을 조절하며 조후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통관은 중간매개자로 사용된다. 
사주를 해석할 때 격국·억부·조후다 사용해야 한다. 어느 한 이론이 맞는 것은 아니다. 사주학자마다 용신을 다르게 잡는 것은 사주학 이론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대표 이론 외에도 십이운성이나 신살론으로 사주를 보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사주이론이 다양해서 사주를 볼 때마다 사주해석이 달라진다. 사주학자마다 자기가 선호하는 이론이 있기에 사주학은 수학이나 문법처럼 객관적인 학문은 아니다. 사주학은 주관적인 학문이기에 사주를 볼 때 사주가 다 맞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사주라는 운명도 작용하지만 자유의지로 자기 운명을 이끌어가는 자기정신력도 있는 존재이다. 실제로 후천적인 교육이나 사회상황에 의해서 형성된 자기주체성이 사주보다 더 강하게 삶에서 작용된다. 


그래서 사주학자가 사주를 해석할 때는 좋게 해석해야지 나쁘게 해석하면 안 된다. 사주학은 잘 살아보려고 만든 이론이지 사람을 겁주려고 만든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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