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배려’를 체험할 수 있는 곳
상태바
‘나눔’과 ‘배려’를 체험할 수 있는 곳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1.21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북면 ‘의성교육농장’
학생들이 다도를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이 다도를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옥천군 군북면에서 ‘의성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손영환(76)·신의숙(74) 부부. 약 15년 전 조상님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 공주·논산·금산 등을 둘러보다 옥천을 처음 찾은 부부는 옥천에 이장을 결정하고 토지를 구입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해당 구역에는 묘 이장이 허가되지 않았던 것. 고민하던 부부는 귀촌을 결정한 후 땅을 다듬고 건물을 세웠다.
수학교사였던 손 씨와 유치원을 운영했던 신 씨는 아무래도 농사일이 익숙치 않았다. 그래서 농사와 교육을 접목해 ‘교육농장’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의성교육농장’엔 부부가 걸어온 교육자의 길을 바탕으로 마련한 폭넓은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옥천 관내 어린이집·유치원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생, 일반인까지 경험할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들은 다도체험과 인성교육을 기본으로 하며 텃밭체험, 고추장 담기, 잼 만들기, 효소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체험 대상 연령과 단체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텃밭체험’을 할 때도 이미 길러진 작물을 캐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심을 때, 꽃이 필 때, 수확 할 때 세 번은 와야 한다. 작물이 땅에 심어져 열매를 맺기까지 지속적으로 방문해야 본인이 심은 작물에 애정도 생기고 농작물을 기르는 농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라는 게 부부의 생각이다.


부부의 확고한 교육관이 담긴 ‘의성교육농장’ 프로그램은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하고 ‘교육농장품질인증’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먼 타지역까지 소문나 지금은 음성·광주·전주의 단체에서도 찾아오곤 한다. 


‘의성교육농장’의 프로그램이 유명한 이유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기본은 같다”는 부부의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는 ‘나눔’과 ‘배려’를 가르친다. 교육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이 가진것을 나누는 법을 역설한다.
이 때문인지 농업기술센터에서 여러 도움을 받고 옥천군청에서 실사를 나온 후 ‘우수체험공간’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물론 귀촌 15년이 지난 지금엔 농사일도 손에 익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뿐만 아니라 작물도 기르고 있다. ‘밭에서 나는 황금’이라 불리는 울금을 주작목으로 재배하고 이 외에도 아스파라거스, 블랙커런트, 아로니아 등의 작물과 메리골드, 금화규 등의 꽃도 함께 재배한다.


얇은 잎을 가진 꽃을 조심스레 따고 잘 말렸다가 덖어 체험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위해서 팬에 꽃잎을 정성스레 덖고 식히는 과정을 수 번은 반복한다.


부부에겐 꿈이 있다. 바로 ‘치매전문치유농장’을 만드는 것. 삶에 지쳐 어린아이로 돌아가버린 노인들이 정신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어 위로를 나누는 것이 꿈이다.


부부는 꿈이 이루어질 날을 위해 추운 겨울에도 열심히 농장을 가꾸고 프로그램을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셔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청소도 하고 밭고 가꾼다”는 부부. 
부부는 입을 모아 “요즘은 나이를 잊고 살려고 노력한다. 나이를 생각하면 괜히 어딘가 아픈 것 같고 일도 못한다”며 한가득 웃음을 지어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