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의 심장, 운동처방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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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의 심장, 운동처방이 필요한 이유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교수
  • 승인 2021.01.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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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한당뇨병학회 역학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 중 당뇨 유병율은 13.7%로 발표된 바 있다. 여기에 더하여 당뇨병이지만 본인이 잘 모르는 경우 또는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인 사람은 비당뇨인에 비교했을 때 심장병 발생율이 2~4배까지 높다. 또한 당뇨병은 시력상실, 말기 신부전, 하지절단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들 합병증의 가장 큰 요인은 크거나 작은 혈관의 내막이 손상되는 것이다. 


즉 큰 혈관이 손상을 입으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또는 인체 다른 부위의 말초혈관에 문제가 나타난다. 작은 혈관에서 손상이 진행되면 망막이나 콩팥 그리고 신경조직에 영향을 미쳐서 시력의 상실, 신부전 그리고 감각이상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당뇨환자는 무엇보다 합병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혈당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성인기에 나타나는 제Ⅱ형 당뇨병은 당뇨병의 90%를 차지하는데,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과 세포막에 있는 인슐린수용체 사이의 작용이 이루어지지 않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된다. 


혈당이 장기간 높은 상태로 지속되면 그 자체가 혈관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수반해 동맥경화를 더욱 진행시킨다. 
특히 고혈당 상태가 지속될수록 적혈구 세포 내에 있는 헤모글로빈(혈색소)에 혈당이 결합하여 당화혈색소를 형성하게 된다. 


이 당화혈색소의 수준은 지난 2~3개월 동안 혈당의 수준이 어떠했는지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정기적인 운동은 인슐린민감도를 높여서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혈압이나 혈중 지질 수준을 낮추고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증세가 어느 정도 진행된 환자, 특히 40세 이상인 당뇨환자의 경우에는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 심장질환 여부에 대한 운동처방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요즈음엔 대형 병원이나 보건소, 국민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체력센터 등에서 일반적인 운동처방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심장질환 여부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당뇨환자가 운동처방 검사를 받아야 할 이유는 합병증으로서 심장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심근허혈증을 갖고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심근허혈이란 심장혈관이 막혀서 심장의 근육이 필요한 만큼의 산소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정상적으로는 심근허혈 상태에서 가슴의 통증을 수반하게 되지만 당뇨환자는 감각신경의 손상 때문에 가슴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을 ‘침묵의 허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운동검사 중 심전도 등을 통하여 심근허혈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당뇨환자는 가급적 최대운동검사를 통해 실제의 최대심박수를 알고 이를 바탕으로 적정한 운동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당뇨환자는 자율신경의 이상에 의해서 운동을 할 때 비당뇨인에 비해서 심박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잘못 해석해서 심박수가 낮은 것을 운동강도가 낮거나 체력수준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잘못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인슐린주사를 사용하는 환자라면 운동을 할 때 운동하는 부위의 근육에 주사를 맞지 않아야 한다. 혈당이 운동하는 근육으로 급속히 유입하여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혈당의 위험이 있는 아침 식전이나 너무 밤늦게 운동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혈당을 체크해서 혈당이 100mg/dl 이하라면 운동 전에 탄수화물을 15~30g을 섭취하며 반대로 250mg/dl 이상이고 몸상태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운동을 쉬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심폐계에 자극을 주는 운동 뿐만 아니라 근육에 자극을 주는 저항운동을 포함하는 것이 좋고 항상 운동 후에는 자신의 발에 물집 등의 상처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감각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쳐서 조그만 상처가 커다란 감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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