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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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6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1.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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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

옛날 중국에 피리를 잘 부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남부럽지 않게 살다 뜻하지 않은 불행을 당해 집도 날리고 가족과도 뿔뿔이 헤어지게 됐다.

그는 하나 남은 피리를 벗 삼아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외딴 정자에 홀로 앉아 자신의 신세타령이라도 하듯 구슬프게 피리를 불고 있었다.

갑자기 사방이 대낮같이 밝아지더니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풍겨왔다.

깜짝 놀라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 틈엔가 한 아름다운 선녀가 나타나 “피리를 계속 불어 주세요.

당신에게 피리 부는 것을 배우려고 달에서 내려온 선녀랍니다”라고 해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구슬프게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 갈수록 선녀는 점점 피리 소리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이윽고 사나이는 피리를 멈췄다.

선녀가 말했다. “아름다운 곡조를 많이 들려주어서 고맙습니다. 이제 그만 떠나야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떠날 차비를 했다.

사나이는 “선녀님, 기념으로 무엇이든 한 가지만 남겨 두고 가면, 그것으로 한평생 위안을 얻을까 합니다”라고 했다.

그의 간청에 선녀는 머리에 꽂고 있던 옥비녀를 뽑아 주고 올라가 버렸다.

그는 하늘로 올라가는 선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옥비녀를 정자 아래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옥비녀는 간 곳이 없고 그 자리에 연한 보라색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었는데 이 꽃이 ‘옥잠화’였다고 한다.

‘기다림·원망·아쉬움’이 꽃말이다.


세인트폴리아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제우스가 우연히 강의 신 아니코의 딸 이오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이를 눈치 챈 제우스의 부인 헤라에게 이오가 다칠 것을 염려해 이오를 소로 변신하게 했는데 이를 가슴 아파했던 제우스가 들판에 하트 모양의 풀로 자라게 만들었다.

이것 때문에 헤라는 화가 나 이오를 머나먼 곳의 별로 만들어 버렸다.

제우스는 이오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위해 하트 모양의 풀에 꽃이 피어나게 했는데 이 꽃이 바로 ‘세인트폴리아’다.

‘작은사랑·영원한 사랑·영원한 우정’이 꽃말이다.


필로덴드론

‘필로덴드론’은 사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phileo’와 나무를 나타내는 ‘dendron’에서 유래한다.

열대아메리카 원산으로 이름명칭이 생소한 이 반려식물은 생육온도 20~25℃, 800~1000Lux 광도에서 잘 자라고 13℃이상에서 월동한다.

넓적한 잎사귀가 싱그럽게 살아 숨 쉬는 듯, 연두연두한 잎 색깔이 생기를 더하고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며 ‘행복이 날아온다’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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