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에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도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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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도 봉사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1.28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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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조창현 씨
옥천을 사랑하는 조창현 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더 나은 옥천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옥천을 사랑하는 조창현 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더 나은 옥천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옥천에서 태어나 50년 넘게 지낸 그에게 애향심이 없을리가 없다. ‘옥천읍 자율방범대’에서 활동하며 스스로를 ‘옥천보안관’이라 부르는 조창현(54) 씨는 약 25년 전부터 봉사를 시작했고 특히 ‘의용소방대’ 활동을 20년간 지속해 2023년 대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타인을 위한 마음은 어렸을때부터 친조부모님과 외조부모님을 보고 자라난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어릴 적 그의 친조부모님은 일정한 거처 없이 떠도는 사람들을 집에 불러 꼭 쌀밥에 한 상 크게 차려 먹여 보내시곤 했다. 그는 “쌀밥은 명절때나 먹는 음식이었기에 어린 마음에 섭섭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보여주시는 인성 교육의 일환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형편이 넉넉했던 외조부모님은 동네에 경조사가 있으면 쌀 등을 보냈고 평소에도 자주 국수를 솥 한가득 삶아 동네 사람과 나누곤 했다. 조 씨는 “동네 사람들이 집안의 대소사를 도와줘서 그 때 타인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있는 것인지 감명 받았다”고 했다.


이런 경험이 그를 봉사의 길로 이끌었기에 그도 그의 조부모님처럼 아이들에게 “아빠가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 보고 너희도 남과 함께 나누며 살면 좋겠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과 시간이 맞을 때면 함께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 방문해 배식봉사를 나가곤 했다.


그는 “아들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직성을 풀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에 함께 갔을 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아주머니를 도와드린 것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고 했다.


그는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해 왔다. 군서면에 산불이 났을 땐 아침 9시 전에 도착해 저녁 늦게까지 갈퀴, 삽 등으로 낙엽을 긁어 산불 저지선을 구축하는데 힘을 썼다. 산 중턱에 민가가 있어 불이 더 내려오면 큰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 방어선의 50m 근방까지 불이 내려왔던 것을 회상하며 “날이 추웠는데도 산불 열기 때문에 많이 더웠다. 다행히 불이 더 내려오지 않고 진화됐지만 산불 소화 작업에 참여하고 며칠간은 입과 머리, 옷에서 탄냄새와 잿가루가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렇듯 봉사를 하며 좋은 경험만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봉사를 지속하는 이유는 옥천을 사랑하는 마음과 봉사 후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 때문이다.


이런 감정은 생명을 구했을 때 더욱 극대화된다. 술에 취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길가에 주차돼 있는 차와 부딪혀 숨을 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구한 적도 있고 계곡에서 놀다가 작은 몸으로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쓸려 내려가는 소년을 잡아 올리기도, 얼어 붙은 저수지 근처에서 놀다가 얼음 사이로 빠질뻔 한 학생을 구한 적도 있다. 


그는 “봉사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만이 봉사는 아니다”며 “주위에서 사람들이 불편해 하거나 안전 문제를 일으킬만한 것에 대해 대응을 요청하는 것도 봉사”라고 했다.
보험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위의 경험들과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한 덕분에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것에서도 문제를 발견하고 군이나 담당 기관에 연락을 취한다.


특히 수년 전 녹고 있는 저수지 얼음 위에서 빙어를 잡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사람들을 보곤 관할 파출소에 연락해 조치를 부탁했다. 이어 파출소에서 그에게 “얼음이 녹아 출렁거리고 있었다. 선생님 아니었으면 단체로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비록 몇 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얼어붙은 저수지 위에서 빙어잡기나 캠핑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얼음 두께를 확인하고 안전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에겐 꿈이 있다. 전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옥천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요즘 옥천군이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봉사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현장의 소리를 듣고 방책을 마련한다면 옥천이 ‘살기 좋은 곳’으로 소문나 유입 인구가 증가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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