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의 운동,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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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의 운동, 어떻게 해야 할까?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교수
  • 승인 2021.0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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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임신한 여성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작게 낳아서 크게 키우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아기를 가졌을 때 가급적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임신기의 운동과 출산 시 신생아의 체중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들에 의해 명확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운동을 자주하는 여성이 체중이 더 적은 아기를 낳은 경향에 대해서 보고하고 있는 연구들이 있다.

예를 들어 임신 기간 중에 계속해서 운동한 여성의 경우 출산하기까지의 기간이 더 짧았으며 아기의 체중도 더 작았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체중이 2.5kg 이하의 저체중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산부인과학회(ACOG)와 미스포츠의학회(ACSM)에서는 임신 중의 운동이 매우 유익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즉 의학적인 문제나 산부인과 합병증이 없는 건강한 임산부는 가능하면 매일 30분 이상의 중정도 운동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학회들의 적극적인 입장을 반영하듯이 미국의 많은 대학스포츠선수나 프로선수들은 물론 취미로 운동하는 여성들이 임신초기에 계속해서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임산부의 운동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생각을 갖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는 여성의 경우 ‘전자간증’의 발생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전자간증’이란 임신성 고혈압과 함께 소변에 단백이 검출되는 단백뇨가 나타나는 증세로서 일명 임신중독증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운동은 임신기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 요실금이나 산후우울증의 위험을 낮춰 준다.

특히 운동은 임신기에 매우 자주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위험을 낮춰 준다.

그리고 이미 임신성 당뇨가 있는 여성에게서 공복시 혈당과 식후 혈당이 현저히 낮아지는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심혈관계의 건강에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연구들이 임신기에 운동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의학적 문제들에 대해서 다루어왔는데, 그중에도 운동을 할 때 산모의 체온이 상승하거나 태반의 혈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런 연구를 통해 임신기에 운동한 여성은 비정상적인 태아심박수나 태변(태아가 숨을 쉬면서 태변을 빨아들여 폐렴이나 기관지폐쇄 등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사례의 발생빈도가 낮으며 더 높은 ‘아프가척도’를 보여주었다.

‘아프가척도’는 신생아의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출생 후 1분, 5분 뒤에 심장박동, 호흡, 근육긴장, 반사의 민감성, 피부 등 5가지 영역을 평가하게 된다.

또한 임신기 중에는 운동 중의 심부체온이 휴식 시보다 1.5℃ 이상 올라가거나 38.9℃ 이상 일 때 위험하다고 제시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정도의 강도로 운동하는 여성에게서 심부체온은 그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 연구를 통해 보고됐다.

또 운동에 의한 비장혈류의 감소가 자궁이나 태아와 태반을 연결하는 제동맥의 혈류를 감소시킬 이론적인 가능성에 대해서 도플러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임산부는 의사의 허락없이 새롭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아야 하며 양수누출이나 부종, 골반이나 등아래 쪽의 경련, 비정상적인 태아의 움직임과 같은 운동금기사항에 대해 사전에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 임신초기 3개월 동안은 더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을 피해야 하며 1,8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활동하거나 스쿠버다이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임신 중에는 체중감소를 목적으로 운동을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지칠 때까지 운동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초기 3개월이 지나면 바닥에 눕는 동작이 요구되는 운동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 자세는 심장으로의 혈류가 감소하게 되고 자궁과 태아로 가는 혈류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기에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관절부위 인대의 느슨한 정도(laxity)가 커져서 관절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므로 과도한 동작이 요구되는 스포츠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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