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를 매일 체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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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신비를 매일 체험하고 있어요”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2.04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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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용 대표가 나무 관리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
송인용 대표가 나무 관리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

 

청성면 양저리에 가면 산이라 하기엔 조금 낮고 언덕이라기엔 높은 그곳에 ‘해가온농장’이 있다.


도시에서 살던 ‘해가온농장’ 송인용(63) 대표는 10여년 전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귀촌에 대해 알아보고 준비했다. 그의 맘에 쏙 든 곳이 바로 청성면. 그렇게 그는 2011년 농지를 조성하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이에 더해 컨테이너를 제외한 농장 초입에 있는 작업장, 밭 중턱에 있는 기기보관실 등의 구조물은 모두 그가 직접 만들었다.


15,000평이라는 넓은 농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물은 그가 선택한 ‘호두나무’다. 그리고 농장엔 고사리 군락도 있어 고사리도 채취해 판매한다. 


송 대표는 귀촌을 준비하고 농업에 대해 공부하며 모든 작물에 농약을 쓰지 않고 화학 비료 대신 유기질 퇴비를 쓰기로 결정했다.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한 결정이기도 하지만 액체, 분진 상태의 농약이나 비료가 사람 몸에 잘 흡수되기 때문에 본인의 건강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기도 하다. 덕분에 밤이면 그의 밭에 고라니, 멧돼지 등의 동물이 다녀가곤 한다.

송인용 대표는 “판로와 노동력 문제가 해결되면 농민들의 시름이 덜어질 것이다”고 했다.
송인용 대표는 “판로와 노동력 문제가 해결되면 농민들의 시름이 덜어질 것이다”고 했다.

 

“호두나무는 정말 신기하다”라고 말하는 송 대표.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토양일지라도 토질에 따라 나무가 자라는 속도와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잘 자란 호두나무 하나는 멀리 가지를 뻗어 30평 정도의 토지를 장악하는가 하면 그 반의 반에 미치지 않는 나무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태풍 때 밑동이 부러져 죽을 것만 같았던 나무가 다시 부러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이용해 단단히 기둥을 세우고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자연에는 무궁무진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며 “매일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나무의 크기와 토양, 일조량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호두나무 한그루에선 20kg~40kg의 알호두가 나온다. 물론 너무 큰 나무는 수확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시간이 될 때 마다 뻗어가는 나무의 가지들을 잘라주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해 평균 약 10톤의 수확량을 자랑해 수확기엔 7~8명의 장정이 붙어 꼬박 보름정도 수확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농장에 와서 일할 인력이 적어져만 간다. 뿐만 아니라 FTA로 값싼 농산물이 한국에 많이 들어오고 이에 더해 코로나 19로 학교 등교와 급식이 취소돼 판로가 점점 적어져만 간다. 같은 양의 미국산 호두는 12,000원인데 반해 유기농 국산 호두는 20,0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가기도 한다.


경매장에 보낸 적도 있는데 농산물 경매는 자신과 맞지 않는 것 같아 다른 판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송 대표는 특수성을 위해 요즘은 수확한 호두의 겉껍질과 속껍질을 다듬어 살호두로 상품화시켜 출고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유통 과정에서 제 값을 받고 작물을 팔 수 있다면 근로자 상시 고용도 가능하다”며 “옥천군의 일자리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꼭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농사를 짓는 것만이 귀촌이 아니라 근로자로도 올 수 있음을 염두해서 귀농·귀촌인 정책을 펼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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