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교우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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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교우관계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21.02.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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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나라 말기에 문인 홍자성(홍응명(洪應明), 환초도인(還初道人))이 저작한 채근담(菜根譚)전집 제15장에서 “交友 須帶三分俠氣 作人 要存一点素心(교우 수대삼분협기 작인 요존일점소심, 벗을 사귐에는 모름지기 세 푼(三分)의 협기를 띠어야 하고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한 점의 본마음을 지녀야 하느니라)이라고 했다.

벗을 사귐에는 모름지기 남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하지 못하는 의(義)로운 마음을 지녀야 하며 사람됨에는 반드시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자(莊子) 제20 산목(山木)편에도 “군자의 사귐은 물과 같이 담담하다.(君子之交淡如水)”라는 말이 있다.

“소인의 사귐은 단술과 같다.(小人之交甘若醴)”라는 말이 뒤에 이어져 대조를 이룬다.

즉, 벗을 물맛같이 담담하게 도를 추구하고 신뢰하며 사귀는 경우에는 좋은 교우관계를 오래 잘 이어가지만, 한때 달콤함을 추구하여 사귀는 경우에는 얼마 못가서 무너진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맹자(孟子)는 벗은 그 사람의 지위 등이 아닌 ‘덕(德)’을 사귀는 것이라고 했고, 성경에서는 잠언 17:7, 27:6에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는 것이 친구이며 진실한 친구의 아픈 책망은 충직(忠直)으로 말미암은 것” 이라고 했다.

한편, 불가(佛家)에는 아함경에 “맹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악한 벗을 두려워하라. 맹수는 다만 몸을 상하게 하지만 악한 벗은 마음을 파멸시키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즉, 친구는 일생에 걸쳐 도와 덕을 나누고 서로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는 ‘실존적 교제’라는 말을 했다.

그 뜻은 ‘순수한 혼(魂)과 혼(魂)이 아무런 이권이나 거래관계없이 깨끗하고 투명하게 만남’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런 요구도 이권도 없이 마냥 순수한 혼과 혼의 만남은 서로를 치유하여주고 모두를 행복으로 이끌어 준다는 것이다.

키케로가 말했다.

우정에 대해서는 “다른 사물에 있어서와 같이 싫증이 난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오래 계속될 수록 좋은 법이다.

마치 오랜 시간을 보낸 포도주처럼 달콤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며 세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정을 다하기 위해서는 함께 여러 말(斗)의 소금을 먹어봐야 한다.”

홍콩의 부호 이가성(李嘉诚)의 어록중 교우(交友)관계에 관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 ‘六不合 七不交(육불합, 칠불교)’ 이다.

여섯 종류의 사람과 동업하지 말고 일곱 종류의 사람과 사귀지 말라는 내용이다.

육불합(六不合)

1.개인적 욕심이 너무 강한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2.사명감이 없는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3.인간미가 없는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4.부정적인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5.인생의 원칙이 없는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6.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칠불교(七不交)

1.불효하는 놈과 사귀지 마라

2.사람에게 각박하게 구는 사람과 사귀지 마라

3.시시콜콜 따지는 사람과 사귀지 마라

4.받기만 하고 주지않는 사람과 사귀지 마라

5.아부를 잘하는 사람과 사귀지 마라

6.권력자 앞에 원칙없이 구는 자와 사귀지 마라

7.동정심이 없는 사람과 사귀지 마라

진정한 친구간의 교제라면 관포지교(管鮑之交)가 그 귀감이다.

관포지교의 주인공인 관중(管仲)은 이런 말을 남기고 있다.

“나는 지난날 가난했을 때 포숙아(鮑叔牙)와 동업으로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이익금은 언제나 내가 더 차지했는데 그는 조금도 불평하지 않았다. 내가 그보다 더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분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 준 사람은 포숙아이다.”

이것이 곧 순수한 마음의 진정한 교우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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