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어떻게 마을이 이렇게 발전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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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어떻게 마을이 이렇게 발전했느냐”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2.25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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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삼양3리 김순남 이장
아무리 사소한 일도 마을 개발위원들과 상의를 한 후 실행에 옮긴다는 김 이장은 회계 역시 말이 아닌 문서로 직접 확인시켜 준다고 했다.
아무리 사소한 일도 마을 개발위원들과 상의를 한 후 실행에 옮긴다는 김 이장은 회계 역시 말이 아닌 문서로 직접 확인시켜 준다고 했다.

 

평생을 석재업으로 잔뼈가 굵어온 김순남 대표. 본시 김 대표의 고향은 전라남도 영산포다.

그런 그가 1982년 대청호가 조성되면서 석재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옥천과도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씨는 무언가에 끌리듯 아예 옥천으로 터전을 옮겨 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옥천생활이 어느덧 40년 세월.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의 주업인 석재판매에 올인했다.

그러던 2012년 말, 평소 김 이장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눈여겨 본 마을 주민들이 그만 김 대표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덜컥 마을 이장으로 추대했다.

당연히 손사래를 쳤다. “나보다 더 훌륭하고 능력있는 분들이 많으니 그런 분을 이장으로 모시라”고 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뜻은 이미 김 대표에게로 향했다.

더 이상 거부해봐야 의미가 없다라는 사실을 안 김 대표는 하는 수 없이 이장직을 수락하고 말았다. 말마따나 ‘등 떠밀려’ 이장이 된 것이다.

빈 손으로 나가라는게 말이 되는가

막상 이장이라는 직책을 맡긴 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했다. 더욱이 과거 삼양2리에서 분리(分里)된 상황인지라 더욱 버거웠다.

그래서 김 이장은 큰집인 삼양2리를 찾아갔다.

“형제간에도 분가를 하면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게 인지상정인데 나에게 삼양3리 이장을 맡겨 놓고 빈 손으로 나가라는게 말이 되는가.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큰집의 반응은 묵묵부답.

몇 번을 더 찾아가 간청한 끝에 겨우 1천만원을 얻어 냈다.

그 돈이 삼양3리 마을 기금의 원천이 됐다.

이에 힘을 얻은 김 이장은 가장 먼저 분뇨와 생활하수가 함께 배출되고 있는 관로를 차집관로로 바꾸기로 계획을 세웠다.

당시만 해도 삼양3리는 옥천읍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마을로 회피 지역으로까지 인식되던 때였다.

실제로 김 이장은 집집마다 풍겨 나오는 분뇨냄새를 없애고자 김 이장이 직접 약품을 들고 맨홀 뚜껑을 열고 소독을 했다.

김영만 전 옥천군수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가장 힘든 일은 마을 앞 공용주차장 설치와 도시계획도로 확장이었습니다. 옥천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저희 마을은 인근 대전이나 외지로 나가는 사람들이 마을 곳곳에 차를 세워 두고 환승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마을 주민들은 외지인들이 세워 놓은 차들로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겪을 수 밖에 없죠”라며 “특히, 도시계획도로 확장의 경우 해당 토지 대부분이 문중 소유라는 사실에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손놓고 기다릴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토지 사용승락을 받기 위해 몇날 며칠 동안 13명의 지주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읍소하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사용승락을 받아 내는데 성공했습니다”라고 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힘과 책임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마을을 떠나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주민들이 “어떻게 우리 마을이 이렇게 발전을 했느냐”라는 말을 들을때면 그간 이장으로서 뿌린 땀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리 사소한 일도 개발위원들과 상의

“저희 삼양3리의 가장 큰 강점은 화합이 잘 된다는 점입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어떠한 일을 하자고 하면 마을 주민 모두가 일사천리로 동의를 해줍니다”라는 김 이장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9명의 마을 개발위원들과 꼭 상의를 한 후 일을 처리하며 해당 사업에 대한 결과는 명명백백하게 서류로 보고하는 등 투명 운영의 결과가 밑바탕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런 김 이장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자를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것.

“누구든 오래하면 발전이 없고 타성에 젖기 쉽습니다. 좀 더 젊은 사람이 이장을 맡으면 지금보다 훨씬 마을발전이 속도를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삼양3리는 100여 세대에 260여 명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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