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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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73)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4.1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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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아주 먼 옛날 옥황상제에게는 사랑스러운 공주가 하나 있었다.

공주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비단결처럼 고운 마음씨를 간직하고 있어 많은 청년이 사모했다.

그러나 공주는 무섭고 사나운 북쪽 바다의 신에게 온 마음을 빼앗겼다.

옥황상제가 이를 못 마땅히 여기고 있음에도 공주는 아무도 몰래 왕궁을 빠져나가 북쪽 바다 신을 찾아갔다.

그러나 바다의 신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었다.

크게 실망한 공주는 상심하여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이를 불쌍히 여긴 바다의 신은 공주를 찾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고 공주의 명복을 비는 뜻에서 자기 아내마저 극약을 먹여 죽게 한 후 공주와 나란히 묻어 주었다.

공주의 무덤가에서 핀 꽃이 백목련이고 아내 무덤가에서 핀 꽃이 자목련이었다고 한다.

이 공주의 무덤가에서 핀 꽃은 모두 북쪽 바다의 신이 있는 곳을 향하여 꽃을 피웠으며 사람들은 이 꽃이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가슴에 안고 죽어 간 공주의 넋이 변해 생겨난 꽃이라 하여 ‘공주의 꽃’이라고 불렀다.

‘고귀함’이 꽃말이다.

 

미선나무꽃

미선이라는 궁녀는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궁으로 들어가 갖은 허드렛일을 하며 고단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왕자와 마주쳐 몰래 사귀게 되었다.

비천한 신분인 궁녀가 왕자를 사귀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다.

이 소문이 왕에게 알려지고 그녀는 북쪽 변방의 관기로 쫓겨나게 되었다.

왕자는 그녀를 떠나보내며 자신이 왕이 되면 꼭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왕자는 왕위를 물려받게 되었다.

그제야 왕은 마음속에 묻어둔 미선과의 약속을 떠올렸고 북쪽으로 순방을 나섰다.

왕의 행렬에 주위 신하들은 모두 변경을 순찰하러 간다고 생각했지만 젊은 왕은 어릴 적 헤어진 여인을 찾아가고 있었다.

왕이 북쪽 변방에 도착했을 때 미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한 많은 세상에서 병을 얻은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결한 꽃이 되어 왕을 맞이할 것이라는 유언을 남겼다.

왕이 그녀를 찾아온 날 그녀의 무덤에는 미선나무 한 그루가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가 꽃말이다.

 

빈카꽃

프랑스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등 남부 유럽 원산으로 북부 아프리카에서 자생하고 있는 꽃이 아름답고 잎사귀가 독특해서 세계적으로 관상용 또는 지피식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빈카(Vinca)는 ‘묶다(bind), 매어두다’라는 라틴어 빈키오(Vincio)에서 유래하였으며 중세에는 사형장으로 가는 사형수에게 이 식물로 관(wreath)을 만들어 머리에 씌웠다.

이탈리아에서는 어린아이 시체 위에 빈카 가지를 올려놓는 풍습이 있어 ‘fiore de morte(죽음의 꽃)’으로 알려져 있다.

귀화 식물 빈카의 꽃말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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