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의 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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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의 발라드
  • 안후영 시인, 수필가
  • 승인 2021.04.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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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입학했는데 옥천농고와 병설 건물을 사용했다.

1955년 봄에 옥천읍 삼양리에 본관 건물을 세울 때 1학년 입학생인 우리가 빨간 벽돌을 고사리손으로 한 장 한 장 날라 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난다.

옥천농고 천막 교실에서 셋방살이하다가 번듯한 현대식 건물로 입주했을 때가 1956년 봄 학기로 기억된다.

건물 앞 정원에 조경 수목으로 향나무 10여 그루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서서 위용을 자랑하는 낙우송 두 그루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많은 수목은 금종경 선생님과 학생들의 노력 봉사로 이뤄 놓은 영원히 기억할 모교의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 당시 신건양 교장님과 김원길 교감님, 국어 교사로 입이 인절미같이 생겼다 해서 인절미 류우현 선생님이 있었다.

농과에 소에 침을 논다고 해서 소침쟁이 금종경 선생님, 미술 교사에 미술도구로 처음 들어보는 빠렛트(팔레트) 박재현 선생님이 계셨다.

과학 교사로 욕쟁이 구연흠 선생님, 교생실습으로 온 임순재 선생님이 생각난다.

백일태 선생님은 철봉에서 대차의 묘기를 보여줘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다.

구연흠 선생님은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지나가는 학생들의 머리를 막대기로 톡톡 때리면서 목탁 소리가 난다고 하며 웃기는 선생님으로 유명했다.

지금 같으면 학부모들한테 야단을 나도 여러 번 났을 거다.

이희영 선생님이 지도하는 농구선수로는 김길원, 최용호, 박효근, 조재현, 장재열, 허재섭 등이 주전 멤버로 활동했다.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벌어진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역의 소도읍에서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건 크나큰 사건이다.

토끼몰이로 잡은 토끼, 선생님 술안주

겨울이면 체력 단련을 한다고 야산으로 전교생이 출동해 토끼몰이로 몇 마리를 잡아서 선생님들 술안주를 장만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웃기는 사건들이다.

그리고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 사건은 3학년 1학기 어느 봄날 나른한 오후 수업 시간에 한눈을 팔았다.

유리창 넘어 멀리 가화리 철로길 상‧하행선 철길에 화물 기차끼리 정면충돌을 하는 사고 현장을 두 눈으로 똑바로 보았다.

마치 민속놀이의 차전놀이를 하는 것처럼 하늘로 높이 솟아오르는 것이었다.

동료 학생들이 “와~~” 소리를 질렀다.

놀란 가슴이 지금도 두근두근 생생하게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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