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향수신문 창간5주년 기획특집 ‘우리 고장 우리 사람’-“너도 형처럼 양궁 한 번 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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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수신문 창간5주년 기획특집 ‘우리 고장 우리 사람’-“너도 형처럼 양궁 한 번 해 볼래”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5.0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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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이 낳은 대한민국 양궁의 자존심 김우진 선수
계획한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승부사적 기질
리우 올림픽 때 금메달 획득, 마음의 빚 갚아
옥천 양궁발전 위해 언제든지 재능기부 가능
지난 달 23일 강원도 원주시 원주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 남자부 경기에서 김우진 선수가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지난 달 23일 강원도 원주시 원주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 남자부 경기에서 김우진 선수가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서양식으로 만든 활. 또는 그 활로 겨루는 경기’를 뜻하는 ‘양궁(洋弓). 그러한 양궁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건 1959년 당시 체육교사였던 고 석봉근 선생이 서울 중앙시장 부근 한 고물상에서 우연히 양궁을 발견하여 구입하면서부터이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62년 미군 에로트 중령이 장충단공원 석호정에서 최초로 양궁시범을 보였으며 1년후부터는 국궁대회에서 양궁경기가 시범종목으로 실시되어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양궁이 지금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수많은 양궁인재들을 배출해 내고 있다. 가히 ’양궁 강국‘이라 할 정도다.

올해로 한국 양궁은 62년이라는 세월을 걸어 왔다. 그간 수많은 양궁선수들이 배출됐으며 특히 이곳 옥천군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출한 양궁 선수가 있다.

옥천군 이원면 구미리에서 아버지 김의규 씨와 어머니 정양순 씨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김우진(30) 선수. 물론 지금도 부모님은 고향 구미리에서 살고 있다.

“너도 형처럼 양궁 한번 해보지 않을래”

김 선수가 처음부터 양궁을 꿈꾼건 아니었다.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당시만 해도 김 선수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양궁연습을 마치는 두 살 많은 형 진국 씨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게 일상이었다.

그날도 형과 함께 집으로 가려고 형을 찾아갔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양궁연습에 몰입하고 있는 형을 바라보며 한참을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우진아, 너도 형처럼 양궁 한번 안해 볼래”하는 소리가 들렸다.

단 한번도 형처럼 양궁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김 선수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웠고 흥분되기도 했다. 그저 형의 연습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그 사람은 바로 형의 양궁을 지도하던 코치 선생님이었다. 그렇게 해서 양궁인생이 시작되었다. 그때가 이원초등학교 3학년.

이후 김 선수는 양궁 특기를 살려 충북체육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청주시청 실업팀에 입단했다. 올해로 만 20년째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보다 일찍 양궁을 시작했던 형은 대학때까지만 선수로 활동을 하고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우승을 마치고 고향 옥천을 방문한 김우진이 옥천군체육회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우승을 마치고 고향 옥천을 방문한 김우진이 옥천군체육회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입상 못할 때 마음의 빚 올림픽 금메달로 만회

“후회할 때요? 후회라기보다는 죄송할 때가 있습니다.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지인들의 뜻에 부응하지 못할 때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금메달을 획득하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어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이었습니다”

김 선수는 강한 승부사적 기질도 갖고 있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상대방이 나이가 많든 적든 가리지 않고 롤 모델은 물론 전문가들에게 묻고 또 묻는다. 분명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지금은 공주시청 감독으로 있는 박경모(46) 선수와 2018 자카르타 팔렘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부문에 출전, 역시 금메달을 획득, 현재 현대제철에 적을 두고 있는 김종호(28) 선수 등이 그들이다. 더욱이 이들 세 선수 모두 옥천 이원초등학교와 이원중학교 동문이라는데 묘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

환경 탓 하지 말고 꾸준한 노력 필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요? 글쎄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 역시 생각지 못한 우연으로 양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일단 자신이 선택을 했다면 끝까지 밀고 나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다시 말해 이러저러한 환경 탓을 하지 말라는 얘기죠. 어차피 인생은 내 자신이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냐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길은 열리게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김 선수의 양궁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워낙에 시골 분들이라서 그런지 이렇다 저렇다 말씀을 안 하신 것 보니까 싫어하시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리우 올림픽 때 금메달 딴 것 보고 좋아 하시던데요”

-옥천 양궁을 위해 헌신할 생각은

“아직 옥천에 양궁장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옥천에 양궁장이 세워진다면 후배 양성은 물론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얼마든지 재능기부를 할 생각입니다”

-결혼은

“이르면 올해 안에 치를 것 같습니다. 이미 양가 상견례까지 마쳤으니까요”

한편, 김 선수는 지난 달 19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원주양궁장에서 열린 ‘2021년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남자부 1위를 차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또 한번 옥천을 빛낼 준비를 하고 있다.

김우진 선수는 이원초등학교와 이원중학교를 졸업하고 충북체육고등학교를 거쳐 충북보건과학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청주시청 실업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우진이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최종 국가대표로 선발되자 미소를 짓고 있다.
김우진이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최종 국가대표로 선발되자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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