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뭐니뭐니 해도 주민화합이 가장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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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뭐니뭐니 해도 주민화합이 가장 중요하죠”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6.1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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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석탄리 임일재 이장
석화리 임일재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화합이야말로 마을발전의 초석”이라며 “임기 내에 꼭 ‘마을요양원’을 세워 어르신과 주민 모두가 윈윈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석화리 임일재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화합이야말로 마을발전의 초석”이라며 “임기 내에 꼭 ‘마을요양원’을 세워 어르신과 주민 모두가 윈윈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550여년 전 조선 초기, 풍천 임씨 11세조로 한성판윤을 지낸 임경윤이 낙향해 살기 시작한 이래 20대를 이어 온 옥천군 동이면 석화리(石花里, 이장 임일재, 60).

‘돌꽃마을’이라고도 불리우는 석화리는 양촌(陽村)과 음촌(陰村)이 합해져 하나의 마을로 형성됐다. 석화리는 해가 뜨는 철봉산에서 해가 지는 장령산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 일조량이 많고 지하수가 풍부해 1980년대부터 하우스 포도와 복숭아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지금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포도와 복숭아를 재배하며 살아간다.

주민 화합이 가장 중요 먼저 다가가 손 내밀어

140가구에 500여 명이 살아가는 석화리는 옥천군 224개 리 가운데 가장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런만큼 문제도 많고 잡음도 많이 생긴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나 잡음은 이곳 이장을 맡고 있는 임일재 이장에게는 식은 죽 먹기다. 이장 7년째 접어든 지금까지 단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가 잘나고 똑똑해서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사고와 생활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데 문제가 없다면 말이 안되죠, 다만, 저는 그러한 문제점들이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해결을 합니다. 예를 들면, 이제 갓 마을로 들어온 귀촌인이나 귀농인의 경우 원주민들과의 사이에 자칫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을 먼저 찾아가 그들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원주민들의 주장은 무엇인지를 듣고 양쪽 모두 만족할만한 대안을 제시하기에 지금까지 단 한번도 원주민과 귀농·귀촌인 사이에 목소리를 높여본 기억이 없습니다”

임 이장은 이곳 석화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단 하루도 마을 떠나 살아본 경험이 없다. 실제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살던 집을 리모델링해 살고 있다. 그저 고향 석화리가 좋고 석화리가 아니면 그 어느 곳도 살 마음이 없을 정도로 고향 석화리를 사랑한다.

마을 주민 화합에 최선 어르신 초청 국내 관광

임 이장은 이장이 되고 나서 마을 주민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화합’에 초점을 맞췄다. 아무리 마을 규모가 크다고 한들 주민 화합이 안되면 그만큼 마을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래서 행동에 옮긴 것이 1년에 2번 마을잔치를 여는 것이었다. 그래서 매년 추석과 어버이 날에는 마을 어르신 모두를 모시고 전국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기회가 적은 어르신들로서는 마치 어린 아이와 같은 표정을 보였다. “우리 임 이장이 이장되고부터는 마을 분위기가 달라졌네”라며 임 이장을 추켜 세웠다. “역시, 우리 이장님이 최고네유”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코로나로 인해 모든게 중단되고 말았다. 그저 아쉬운 마음 뿐이다.

‘행복마을’ 선정 5억 타내 마을 입구에 커피숍 준비

임 이장은 마을 어르신을 위한 행사 외에도 마을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소득증대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로 임 이장은 2017년 충청북도에서 실시한 ‘행복마을가꾸기’ 사업에 도전, 5억 원을 타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 돈 가운데 일부분을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히 해주고자 바리스타와 제빵 기술을 배우도록 했다. 늦어도 올 추석 전에는 이들이 가게 안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향긋한 커피 내음과 구수한 빵 내음을 풍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년만 할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안놔주네요”

“아마도 젊은 시절 15년이라는 기간 동안 지낸 새마을지도자 활동이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면으로 비춰졌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장 역시 주민들의 추대로 맡게 됐으며 이 자리 또한 시기를 봐서 내려 놓을까 합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어떻게 나올지 무척 궁금합니다. 무엇이든 오래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니까요”

이런 임 이장이 임기 중에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다. 석화리 역시 나이든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무엇보다도 ‘마을요양원’을 세워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주민들이 직접 케어를 함으로써 서로가 마음 편하게 요양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일정 부분 수익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석화리요, 전국 어디를 가도 우리 석화리만큼 화합이 잘되고 인정이 넘치는 동네는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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