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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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이야기(2)
  • 임재근 북한학박사
  • 승인 2021.07.01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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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 골령골 학살 현장 사진
산내 골령골 학살 현장 사진

현재 맡고 있는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대전에 있는 비영리민간단체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에서 교육연구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대전지역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의 평화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중함과 통일의 필요성을 실내 강연으로 진행하기도 하고요. 대전형무소 터, 산내 골령골 등 우리 주변에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는 곳들을 다니면서 평화기행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영상과 사진을 통해서도 평화통일과 인권, 역사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의 꿈은 과학도였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카이스트에 진학했는데 지금은 그 꿈을 잠시 뒤로 미루고 통일교육을 통해 통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시대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대학 시절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제강점기라면 항일운동에 나서는 것이 시대적 요구였다면 분단시대에는 통일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학도의 꿈은 통일된 나라에서 이루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옛 대전형무소 사진전을 개최하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가 ‘평화기행’이에요. DMZ 평화기행이나 제주 평화기행도 다니지만, 저희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나 인근 지역으로 더 자주 평화기행을 다녔습니다. 대전에서는 주로 대전형무소 터와 산내 골령골을 찾았고요. 대전 인근의 충북 영동 노근리로도 평화기행을 자주 다녀왔습니다. 평화기행을 다녀오고 준비하면서 그 현장에서 많은 사진들을 찍곤 했었는데요, 2019년에 노근리국제평화재단에서 사진전을 열자고 제의해 사진전을 진행했습니다. ‘콘크리트 기억’이란 제목을 단 사진전의 주요 키워드는 ‘전쟁’, ‘학살’, ‘감옥’이었고요. 구체적인 장소는 ‘노근리 쌍굴다리’,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현장’ 그리고 ‘옛 대전형무소 터였습니다. 27점의 사진을 모아 7월 2일부터 2달 간 노근리평화기념관 전시실에서 전시를 진행했고 9월부터는 한 달여 간 대전으로 가져와 옛 충남도지사관사촌 ‘테미오래’에서 전시를 이어갔습니다. 충북 영동 노근리에서 시작한 사진전을 대전을 찍고 올해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서울의 민족문제연구소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도 하고 싶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약 기대합니다.

옥천군에 속한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외면할 수 없는 참혹한 역사의 사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옥천군 군서면에 사는 주민의 증언이다. (2015년)  

여느 때처럼 마을 뒷산에 바람을 쐬기 위해 올라갔다. 그가 살고 있는 충북 옥천군 소재 사향 마을은 지금의 곤령터널을 사이에 놓고 대전시와 경계에 들어서 있다. 마을 뒷산 산등성이를 기준으로 앞쪽은 대전시고 뒤쪽은 옥천군이다.

“죽이고 또 죽이고…. 2시간 동안 그치질 않았어”

당시 뒷산 새질리 골짜기 능선에서 공포에 떨면서 사람이 사람을 무참하게 학살하는 장면을 옴짝달싹 못 하고 지켜본 15세 소년이었던 군서면 주민의 눈물 섞인 외침으로 글을 마친다.

“어이구~ 어이구~ 생각만 해도 기가 막혀. 사람이 할 짓이 아녀. 짐승이나 할 짓이지…. 못할 짓이지. 설령 죄를 지었어도 그렇게 죽여서는 안 되는 거여…. 참혹했어. 만약 기자 양반이 봤다면 온정신으로 못 돌아다녔을겨”

“틀림 없어, 여기야 여기”

산내 평화공원 조감도
산내 평화공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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