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키운 흰 국화, 소득도 ‘UP’ 기쁨도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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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키운 흰 국화, 소득도 ‘UP’ 기쁨도 ‘UP’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7.14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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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에 따라 수확도 천차만별 ··· 9월 양재동 공판장 출하
깻잎은 재배 수월, 수확 빨라 귀농 초보자에게 적당한 작물
“인생의 제2막 여는 귀농생활, 신중히 결정해야 후회 없어

서울에서 20여 년간 귀금속 제조 도매업을 하던 이한우(58)씨는 지난 2013년 옥천군으로 귀농했다. 타 지역 생활까지 총 5년간 귀농생활을 해온 이씨는 현재 ‘꽃베리 농원’을 운영하며 국화꽃과 아로니아, 깻잎까지 재배하고 있다. 도시생활에 젖어 있던 그가 농사꾼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귀농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깻잎밭에 있는 이한우씨.


옥천군 청성면에서 ‘꽃베리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한우(58)씨는 국화와 아로니아, 깻잎을 재배하고 있다. 서울에서 20여 년간 귀금속 제조 도매업을 하던 이씨는 노후대비를 위한 새로운 직업을 고민 하던 중 정년이 없는 귀농생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는 조급해하지 않고 귀농지역 선정에 오랜 시간을 들였다. 고민 끝에 서울에서 내려와 보은군에서 귀농을 시작했지만, 다음해인 지난 2013년 지금의 옥천군으로 옮겨왔다. 이씨는 “옥천지역 중에서도 깨끗한 자연환경을 가진 청성면에 평생 살기로 마음먹었다”라며 “도시에서와 달리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여유를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 귀농도 ‘공부’가 필요

이씨는 농사도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씨도 귀농하기 전 서울에서 진행하는 전국귀농운동본부 생태 귀농학회에서 2개월 과정을 수료했으며, 서해영농조합에서 진행하는 8주 교육과정도 이수했다. 이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배운 내용을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방울토마토 농장에서 6개월간 인턴생활을 지내며 철저하게 귀농준비를 했다.

이씨는 “방울토마토 농장에서 일하던 해에 큰 태풍이 2번이나 발생해 비닐하우스 4동이 전파된 모습을 지켜봤다”라며 “그 경험으로 시설재배는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꼼꼼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농사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이씨는 보은군에서 대추 농사를 지으며 귀농을 시작했지만 해걸이(과실이 한해는 많이 결실되고, 그 다음해에는 결실량이 아주 적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로 꾸준한 작물 수확이 어려웠다. 이에 이씨는 보은군을 떠나 옥천군으로 귀농생활의 터전을 옮겼다. 군에서 지 원하는 귀농 교육을 통해 국화와 아로니아를 접하면서 재배를 시작했다.

이씨는 “자연재해에 취약한 시설재배를 결정하면서 고민도 많이 했지만, 혼자할 수 있는 농사는 시설재배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라며 “특히 청성면은 분지지형이라 자연재해 피해도 적어 비닐하우스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화를 공판장에 출하하기 전 준비하는 모습.

■ “지자체 혜택을 알아보는 것도 도움”

이씨는 초기 지출이 많은 귀농생활에서 부담 없이 시작하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모르는 사람들은 시골로 와서돈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귀농교육 현장에선 3년 정도의 생활비는 마련해야 한다고 지도한다”라며 “그만큼 귀농 초기부터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귀농생활에서 발생하는 지출 부담을 군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전부 임대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좋은 선택은 아니다. 최소한의 개인 땅도 있어야 하니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본인 또한 귀농을 위해 토지 매입과 비닐하우스 설치로 1억 원 정도 초기 투입비용 지출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씨는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혜택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추천했다. 이씨는 “토지를 매입할 때 군에서 50%의 보조를 받았다. 이외에 관정시설이나 저온창고도 장기간에 걸쳐 지원받은 부분이 많았다”라며 “군에서 지원하는 정보를 알면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귀농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빈집지원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씨는 “본인이 귀농했을 땐 빈집지원은 희망자가 많아 예산문제로 지원받기 어려웠다”라며 “게다가 언제 집을 비워야할지 알 수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주인 손에 따라작물 수확도 천차만별”

이씨가 재배하는 국화는 ‘백선’이라는 대국으로 80~90cm까지 자란다. 6월부터 심기 시작하는 국화는 한 뿌리당 한 송이만 수확하기 때문에 줄기 옆에 나는 꽃들은 자라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

이씨는 “국화 재배기술은 누구에게 배우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차이 나는 농사”라며 “본인은 다행히 좋은 멘토를 만나 큰 어려움 없이 국화재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공들여 기른 국화는 9월에 양재동 화훼 공판장에 출고된다. 현재 이씨는 200평 규모의 국화 재배 비닐하우스 1동당 7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씨는 “국화는 주인의 관리에 따라 상품가치 차이가 큰 작물이고, 해마다 시장가격 변동도 큰 편에 속해 어려움도 있다. 그러나 어느 작물이던 주인 손 탄 작물은 좋은 품질을 선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화와 함께 3년째 재배하고 있는 아로니아가 올해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증명했다.

깻잎

■ 연중 재배 가능한 ‘깻잎’

이씨는 연중 재배 가능한 작물을 고민하던 중 깻잎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깻잎은 수막시설(물을 뿌려 수막을 만들어 비닐하우스 안에 갇힌 열의 유출을 막는 수막가온법)로 난방비를 절감할 수있다. 이런 수막시설을 이용한 깻잎은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어 고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이씨는 “국화를 겨울에 재배하려면 난방시설을 가동해야하기 때문에 연료비 부담이 크다”라며 “겨울에도 할 수 있는 재배를 고민하던 중 깻잎을 시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깻잎은 다른 작물에 비해 재배가 수월하고 수확이 빨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200평 규모 비닐하우스 1동당 연간 2,000~4,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철저한 계획과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국화 재배 3년차, 깻잎 재배 1년차에 들어서며 초보 농사꾼 타이틀을 벗었다.

국화 밭에서 잡초를 뽑는 이한우씨.

■ 하루일과

500평 규모의 아로니아, 600평 규모의 국화꽃과 깻잎을 재배를 하고 있는 이씨는 아침부터 분주하다. 한창 국화와 깻잎 재배에 신경써야하는 요즘엔 오전 6시에 일어나 물을 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씨는 “본인 밥은 못 챙겨도 깻잎 물은 꼭 줘야한다”라며 “오전부터 깻잎수확에 들어가 활동하기 어려운 낮에 잠깐 쉰다. 이어 오후에 깻잎수확과 국화 밭에 있는 잡초를 뽑고, 가끔 비료나 약을 주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단조로운 일상 같지만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고 내일을 계획하는 일상을 반복한다”라고 말했다.

 

■ “인생의 2막을 여는 귀농생활”

이씨는 귀농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귀농에 대해 “농사는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을 때까지 소득이 불투명한 것이 가장 힘들다”라며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이외에 적은 지출도 계속 발생한다. 몇 년 동안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귀농을 결심하자마자 토지와 주택 매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역을 선정하더라도 살고 싶은 곳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선택 후에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농사일을 배우는 시간을 가져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씨는 “농사는 일정규모 이상 지어야 수익이 보장되는데 규모를 늘리려면 인건비, 시설비, 생산비 등 고려해야 할것들이 많다”라며 “매년 달라지는 시장상황도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귀농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간의 활용’이었다.

이씨는 “농사일은 내가 쓴 시간만큼 수익을 낼 수 있고, 내가 필요한 시간을 활용하는데 편리하다”라며 “도시의 각박한 삶속에서는 오로지 내 자신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주민들과의 관계에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이씨는 청성면 탁구동아리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주민들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농사일에도 많은 조언을 얻고 있다. 이씨는 “주민들과 여러 운동을 함께 하며 친밀감을 쌓았다”라며 “외지인이라고 마음에 담을 쌓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일원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씨는 “귀농생활은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하나의 터닝 포인트”라며 “본인 뿐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본인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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