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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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8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7.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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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아주 오랜 옛날, 꽃 나라의 왕인 화왕이 자신의 궁궐에 세상에서 가장 큰 화원을 만들었다. 그 화원에 세상 모든 꽃을 다 기르고 싶어 천하의 모든 꽃들에게 자신의 화원으로 모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화왕의 명을 받은 꽃들은 모두 궁궐로 모여들었고 멀리 서역국의 꽃들도 화왕의 명을 전해 들었다. 옥황상제의 명에 따라 서역국의 꽃들을 관리하던 꽃 감관이 자리를 잠시 비운 동안 그곳의 꽃들은 내일까지 도착하는 꽃들만 궁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화왕의 궁궐로 헐레벌떡 달려갔다. 꽃 감관이 돌아와 보니 자신이 그동안 정성을 다해 돌봐준 산과 들의 모든 꽃이 떠나버린 것을 알고 큰 낙담과 배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모두 떠나고 텅 빈 화원에 접시꽃만 홀로 떠나지 않고 꽃 감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너는 떠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접시꽃은 “저는 꽃 감관님의 집을 지켜야지요. 저마저 떠나버리면 집은 누가 봅니까?” 그때부터 접시꽃은 대문을 지키는 꽃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런 전설로 인해 지금도 접시꽃은 대문을 지키는 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시골집 대문 앞에 가면 심심찮게 접시꽃을 만나볼 수가 있다. 우리 집 펜스 정문에도 빨간색 접시꽃이 활짝 피었다. 열매(씨앗)의 둥근 모양이 접시를 닮아서 접시꽃으로 불리었는데 ‘단순‧편안‧단순한 사랑‧아양 떠는 사람‧다산‧풍요’ 등 많은 꽃말을 가지고 있다.

로단테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이며 줄기 높이가 30~40cm, 잎은 평평하고 넓은 달걀 모양이며 앞면에 흰 가루가 있다. 꽃은 3~4월에 피고 몇 개로 갈라진 줄기 끝에 두상화(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많고 작은 꽃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를 이루며 달린다. 꽃 지름은 2cm이고 꽃 중앙에 관상화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포가 2~3줄로 배열한다. 포는 막질(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고 연한 분홍색 또는 짙은 분홍색이며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꺾은 꽃은 말려 장식용으로 사용하고 종이꽃이란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실내에서 월동하며 꽃말은 ‘항상 기억하라’이다.

오공국화

오공국화는 초롱꽃목 국화과 다년초로 미국이 원산지이다. 오공구루마, 황금수레 꽃이라고도 한다. 키 높이 20cm, 잎은 녹색으로 난형이며 끝은 뾰족하고 잎 밑은 둥글며 잎자루로 흘러 날개처럼 된다. 표면은 다소 요철무늬이고 잎자루가 있으며 잎자루에 털이 많고 가장자리에 뭉툭한 톱니가 있다.

꽃은 이른 봄부터 여름까지 피고 꽃줄기 끝에 노란색 두상 꽃차례로 달리며 설상화는 5개로 끝이 얕게 3갈래 진다. 개화기가 긴 특성을 가진 도입종 야생화로 정원 및 화단 등에 많이 심는다. 한 두 해 정도만 묵혀도 뿌리줄기가 굵어져 뿌리 상처로 돋아 오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 묵히는 재미가 있다. 

꽃말은 ‘승리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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