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현주소
상태바
민주노총의 현주소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1.08.05 11: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막무가내였다. 그들에게서는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달 29일 오전 10시 옥천군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옥천버스 노사갈등’ 관련 간담회 자리가 그랬다.

이날 간담회는 옥천군이 군민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는 ‘옥천버스 노사갈등’과 관련한 일련의 문제에 대해 당사자 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고 그에 걸맞는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갖는 첫 번째 만남의 자리로 군의 입장에서는 힘들게 계획한 것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갑작스런 퇴장으로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은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군수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리를 이탈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설령 그들의 요구대로 군수가 참석했다 한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 수 있었을까. 

아무리 군수라 해도 자신의 마음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게 있고 없는게 있다. 군수가 만능키를 쥔 절대자가 아니다. 그 역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차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오로지 군수하고만 이야기하기를 고집했다. 군수하고 이야기하면 당장에라도 해결책이 나올 것처럼.

상식도 대화도 안 통했다

아무리 강성노조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지만 그들 역시 사람들인지라 어느 정도 상식은 통할 줄 알았다. 어느 정도 대화도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사치에 불과했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자리를 떠버리는 그들을 보면서 도대체 그들은 무슨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인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혼란스럽다. ‘강성’이란 열등감이 없고 낙관적이며 자신만만하고 전투적인 성격을 ‘강성(强性)이라 한다. 그러나 그날 민주노총이 보여준 행태는 그러한 사전적 의미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물론 그들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이 해결해 달라고, 얼마나 많이 지켜 달라고 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해결은 커녕 끝까지 무시하는듯한 모습에 그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러한 행동을 보일 수 밖에 없었을것이라는 일면 측은지심도 들었다. 

하지만 그날 민주노총이 보여준 상식 이하의 행동은 어느 누구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질시와 증오의 대상만 될 뿐 민주노총의 입지만 더 악화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사실을 그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말로써 풀지 못할 일이란 없다. 6·25로 흩어진 이산가족도 텔레비전이라는 영상 속의 말을 통해 만날 수 있고 아무리 흉악한 살인범도 대화로써 마음을 녹여낼 수 있다. 

이렇듯 인간이란 마음 은밀한 곳에 ‘이성’이라는 비밀병기가 있어 얼마든지 악화를 양화로 치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민주노총이 보여준 행태는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보통의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오로지 자신들의 주장만이 최고의 가치를 가지며 자신들만이 정의의 사도인 양 행동했다. 마치 이성이 마비된 집단처럼 보였다.

오죽했으면 의회 의장이 나서서 “빨리 돌아오라”며 읍소를 넘어 애원에 가까운 말을 했을까, 오죽했으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5분의 시간을 주겠다”라고 압박을 가했을까. 

사람이란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관철한다는게 여간 버거운게 아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며 서로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기에 그만큼 힘이 든다. 그래서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대화를 거부한다면 이는 처음부터 문제를 해결할 마음이 없었으며 종국에는 자신들의 발 아래로 들어오라는 의미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유추해 볼 수가 없다. 그러한 돌출행동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끝내는 사회라는 틀에서 왕따를 당하는 결과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얻을 것이 없다. 미안하지만 그날 참석한 사람들은 그들보다 더 똑똑하고 많이 배웠으며 사회적 지위도 높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사람들을 앉혀 놓고 일방적으로 나가버리다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안하무인도 그런 안하무인이 없었다.

인정 받으려면 그에 걸맞는 행동이 밑바탕 돼야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자신은 상대방을 무시하고 인정을 안하는데 어느 누가 그 사람을 인정하려 하겠는가. 자신은 막무가내로 행동하는데 어느 누가 그 사람을 이해하고 손들어 주겠는가. 

세상사 모든게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부터 되돌아 볼 줄 알아야 한다. 왜 상대방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힘들게만 하는가 라고 생각할게 아니라 내가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그날 보여준 민주노총의 일탈행위는 대한민국 민주노총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태산북두 2021-08-05 15:46:28
김병학기자님 민주노총에 열등감 있는것 같네요 ㅋㅋㅋ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왜 군수를 만나러 그자리 까지 갔는지, 군의장은 왜 그자리에 나와 있는지를 설명해 줘야 독자가 판단을 하지요.
또한 옥천버스 사주가 경영을 어떻게해서 노조와 갈등이 있는지를 알려 줘야 올바른 기사 아닌가요?
김병학 기자님의 기사는 오로지 민주노총을 헐뜯기 위한 찌라시하고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 됩니다.
옥천군민들에게 세뇌를 시키려 하기 보다는 어떤 문제로 노사가 갈등을 격고 있으며 해결 방안은 무엇이고 경영주,노동조합,군의 주장과 입장은 무엇인지 등등의 내용을 올려 이해를 시켜줘야 하지 않나요.
옥천 군내 노사 갈등이 있다면 군수가 당연히 중재해서 해결해야지 그자리에 참석 안한 군수를 비판 해야 올바른 언론 입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