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胎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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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胎夢)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08.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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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세기 마야부인의 태몽을 표현한 거대한 불탑의 원형 부조가 전한다. 꿈속에 나온 커다란 코끼리가 새겨져 있다.
기원전 2세기 마야부인의 태몽을 표현한 거대한 불탑의 원형 부조가 전한다. 꿈속에 나온 커다란 코끼리가 새겨져 있다.

태몽은 태어날 아이의 여러 가지 조짐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꿈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출산 전후의 꿈을 통해 아이의 성별이나 장래를 풀이했다. 반드시 아기를 임신한 엄마나 아빠가 꾸는 것은 아니다. 시부모나 친정부모, 친인척, 심지어 마을사람까지 꿈을 꾸는 예도 있다. 태몽의 주된 관심이 성별 판단에 있었고 태몽점으로 아이의 장래 운명에 대해 풀이하고 예측했다. 태몽의 시기는 임신 전후나 출산 전후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아이에 대한 꿈은 큰 동물이나 식물, 잘 익은 열매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아이는 선녀나 꽃, 비녀 등 여성스러운 상징물이 등장했다. 꿈 풀이로 호랑이는 용맹스런 장수, 학·용·봉황은 학식이나 벼슬이 높은 학자를 얻을 태몽으로 풀이했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는 신사임당이 강릉 오죽헌에서 용꿈을 꾸고 낳았다는 몽룡실 일화로 유명하다.

옥천지역에서 나타난 아들 꿈은 용이나 호랑이, 사자 등의 동물이 나타나 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면 아들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꿈속에서 알밤을 줍거나 붉은 고추나 늙은 호박을 따면 역시 아들 태몽으로 풀이한다. 이에 비해 딸 태몽은 작은 동물이나 덜 익은 열매, 꽃 등으로 나타났다. 복숭아를 얻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았다는 사례도 있다.

무조신화인 바리공주에 딸을 점지하는 태몽으로 도화가 등장한다. 길대부인이 꿈에 달과 청도화 한 가지를 오른손에 꺾어 든 꿈을 꾸고 낳은 아이가 첫째 청대공주, 칠성별과 홍도화를 본 꿈을 꾸고 낳은 아이가 둘째 홍대공주이다.

태몽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나는 어머니가 어떤 꿈을 꾸고 나를 낳았을까?’ 하고 궁금증이 발동했다. 어릴 적 얼핏 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직 태몽을 꾼 적이 없어 느낌을 모르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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