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긴다고 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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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긴다고 될 일인가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1.08.26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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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한 농산물직매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물론,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안 직매장 관계자들이 혼란에 빠졌을 것은 보지 않아도 훤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방역과 또 다른 확진자는 없는지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였을 것 또한 당연하다. 

문제는, 확진자가 발생되고도 그러한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했던게 더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코로나란 특정인만 골라 전염되는 그런 선택적 전염병이 아니다. 남녀노소는 물론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침입해 고통을 주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매우 무섭고도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그런데 그날 직매장 관계자들은 소수 몇 명에게만 그러한 사실을 알리고 외부인들에게는 쉬쉬했다.

용서할 수 없는 범법행위

참으로 안타깝다. 당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왜 숨겼을까, 1초라도 빨리 외부에 알려 더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그들은 너무도 안이하게 대처했다. 자기들만 쉬쉬한다 해서 다른 사람들은 모를거라 생각했을까. 감춘다고 감춰질거라 생각했을까. 세상살이란 당장에는 모를 수 있는 일들이 있을 수 있으나 아무리 비밀스런 것들도 몇 시간 아니 길어야 며칠 후면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져 좀체 치유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남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그들이 취한 대처방법은 아무리 양보해 생각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 범법행위에 다름 아니었다. 

문제가 된 옥천로컬푸드직매장은 옥천군에서 건물을 지어주고 모든 운영비를 지원하며 민간인에게 운영을 맡긴 수탁업체다. 그래서 군민들은 지난 2년 넘는 세월 동안 믿고 이용해 왔다. 바로 그런 직매장이 확진자 사실을 숨기고 영업을 계속했다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옛 말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했다. 우리는 이번 일로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 이는 단순히 직매장에 대한 배신감을 넘어 지자체(옥천군)에 대한 배신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수탁자 반드시 교체해야

이 참에 옥천군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번 저지른 잘못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더 큰 괴물이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 특히, 직매장과 같이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 곳은 더욱 그렇다. 옥천군은 노인정이나 사회단체 또는 학교 등과 같은 집합시설에 대한 방역활동도 중요하지만 직매장과 같이 내·외지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영업장에 대해서도 특별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지금까지 수탁운영을 해왔던 직매장 운영 대상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에 하나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도 안되는 말로 얼버무려 계속해서 위탁을 맡긴다면 또 다시 언제 어떤 모양으로 우리 군민들에게 비수의 날을 꽂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때 가서 후회한들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될성 싶지 않은 싹은 처음부터 자르는게 당사자와 다른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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