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로 1등 하겠다는 신념으로 귀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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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로 1등 하겠다는 신념으로 귀농하라”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09.0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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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산 ‘새소리 농장’
쓰레기 더미와 밀림같던 옥천군 이원면 지탄리의 도깨비 동산을 ‘새소리 농장’으로 일구어 낸 김길수 대표는 귀농 귀촌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농사로 1등이 되겠다는 각오가 아니면 그 힘 가지고 다른 것을 하라고 권했다.
쓰레기 더미와 밀림같던 옥천군 이원면 지탄리의 도깨비 동산을 ‘새소리 농장’으로 일구어 낸 김길수 대표는 귀농 귀촌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농사로 1등이 되겠다는 각오가 아니면 그 힘 가지고 다른 것을 하라고 권했다.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아 금방이라도 귀신과 도깨비가 튀어 나올듯한 음산한 곳,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이곳을 ‘도깨비동산’이라 불렀다. 대나무와 풀이 덮여 한 채 있는 집마저 보이지 않았고 건너편으로 지나가는 열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밀림같은 곳을 혼자서 개간하여 마치 에덴동산과도 같은 ‘에덴의 농장’으로 일구었다. 한 사람의 노력에 도깨비 동산도 환하게 깨어나며 사람이 살고 농사지을 수 있는 아름다운 ‘새소리 농장’이 됐다. 그가 바로 ‘새소리 농장’  주인 김길수(78) 대표다.

김 대표는 공직생활을 은퇴하고 2016년 서울 강남 시니어센터에서 농촌을 연결하는 노인복지 프로젝트의 꿈을 추진하기 위해 옥천에 내려왔다. 하지만 뜻한 일이 중단되어 정리하고 떠나야만 했다. 그런데 그동안 정이라도 들었는지 선뜻 발을 떼지 못하고 옥천을 맴돌다 살 곳과 일할 곳을 찾아 이원면 지탄리에서 체리 농사로 농부로서의 새 삶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리 농사는 3년째 성과없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너무 정성을 쏟아서 어려움을 초래했는지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주변에서 응원과 도움이 되는 노하우나 방법 등을 알려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귀농은 5년이 고비

귀농 6년 차, 김 대표는 체리 농사와 대추 농사를 짓는다. 처음 2년간 작물 선택과 밀림 같던 도깨비 동산을 개간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주 작물로 시작한 체리는 3년이 되었지만 수확도 못 보고 실패라는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면서 힘겨운 경험을 쌓았다.

올해 역시 5월, 6월 수확기에 성과도 올리지 못한 채 이미 끝났다. 사후 관리를 잘하면 내년 농사를 기대할 수 있지만 벌써 낙엽이 지고 꽃눈이 떨어지며 상태가 좋지 않아 벌써부터 내년 수확이 걱정이다. 다만 대추 농사는 1,500주 가운데 1,000주 정도에서 당도 좋고 단단한 열매 2톤 정도 수확이 예상돼 그나마 다행이다. 

그는 “체리는 크게 어렵지 않은 작물로 정보를 받았는데 체리 농사 3년 차지만 상당히 까다로운 작물입니다. 잘못 선택했나 걱정이 돼요. 지난해 나무 성장이 좋았고 꽃도 많이 폈는데 병충해로 반 폐농이 되어버렸어요. 시골말로 1년 폐농되면 3년간 고생한다고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을 빌어 도움을 받는데 경험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구나하며 한계를 느껴요” 또 “귀농은 성공보다 실패가 많아요. 신문 보면 4~5년 농사짓다가 원위치하는 분들도 많아요. 5년이 고비로 2~3년은 의욕으로 투자하는 대로 다 하다가 5년 넘어가면 빚 갚아야 하고 수확이 안 나오면 생활비에 문제가 와요”라고 걱정했다.

김 대표는 귀농 정착자금으로 3억 원을 대출받았고 올해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한다.

1등 되겠다는 신념 아니면 귀농보다 직장 선택

김 대표는 귀농 후 체리, 대추, 고추 농사로 실패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경험에 귀농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체리는 망하는 사람이 많아 수업료 치르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수 밖에 없어요. 대추도 작년에 고온현상에 죽고 무농약 농법한다고 소독 안해서 죽고 냉해로 죽어버려 대추는 완전히 폐농했어요. 올해 묘목 새로 심고 열심히 소독해서 겨우 열매가 맺었어요. 고추도 해마다 널뛰는 작황과 물가에 새벽부터 죽어라 고생하는데 인건비도 어려워요. 농사는 말보다 행동과 현실이 정말 어려워요”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TV에서 농사한다고 방송 나오는데 유인하는 거죠. 실제로 농사짓고 생활해 나가는 게 어려워요. 농사로 1등 되겠다는 각오가 아니면 그 힘 가지고 다른 것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동이면에 공장 다니는 외국사람이 월급은 적지만 농사짓는 거보다 더 안정되죠.” 또 “농사도 일본처럼 투자 대비나 인건비 대비 기초보장은 해 줘야 해요. 싸면 싸다고 안되고 비싸면 서로 달려들어 안되고 망할 땐 폭상 망하고 잘 되면 너도나도 해서 서로 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몇십 년 농업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추천하고 싶은 사업은 아닙니다”라고 했다.

올해 2톤 정도의 수확이 예상되는 대추 농장에서 김길수 대표가 대추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올해 2톤 정도의 수확이 예상되는 대추 농장에서 김길수 대표가 대추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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