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부부싸움
상태바
[향수블로그] 부부싸움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09.09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잉꼬는 금술 좋은 부부를 상징하는 새이다.
잉꼬는 금술 좋은 부부를 상징하는 새이다.

세상 사람들은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한다. 하지만 부부싸움을 해 본 사람들은 이 말에 얼마나 동의할지 모르겠다. ‘하하하, 괜찮다, 괜찮아.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야. 곧 데리러 올 거다’라는 이 말은 참 익숙하다. 남의 집 부부싸움은 쉽게 생각하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당사자가 되면 쉽게 말하지 못한다. 이미 두 사람의 사랑은 금이 가고 상처를 새기며 감정은 쌓여 회복되지 않는 미움이 된다.

이 말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이 말은 속담으로 부부는 싸움을 하여도 화합하기 쉬움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물론 화합을 잘하는 부부도 있지만 요즘 세대 부부는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나는 아파트에 살면서 종종 이웃집 싸움 소리를 듣게 된다. 어제 밤에도 옆 집에서 싸우는 시끄러운 소리에 “또 싸우네 싸워. 으이구 맨날 저렇게 싸우려면 뭣 하러 사는지 모르겠어. 지겹지도 않나” 와이프가 하는 말이었다. 

나는 어릴적 아버지 어머니가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내가 자란 동네는 밤만 되면 부부싸움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힘들게 살던 시절 집에 쌀을 사야 하는데 남자들은 허구한 날 술만 마시고 들어오니 조용한 날이 없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 년에 수십 번을 싸운다면 과연 부부라 할 수 있을까 싶다. 

내가 여태껏 저 양반과 사는 건 자식들 때문이야 라고 종종 말하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생각났다.
우리 집도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심각한 상황까지 갔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친척들이 와서 화해시켜야 겨우 화해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부부로 살며 세월을 함께 보냈다. 아마도 자식 때문에 화해하고 그렇게 살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앞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