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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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9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9.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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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체꽃

옛날 알프스 산속에 ‘피이차’라 불리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녀는 늘 산속을 뛰어 다니며 약초를 채집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겼다. 소녀는 자신이 채집한 약초 중에 전염병을 고치는 약초가 있음을 발견하고 기뻐했다. 

어느 날, 개울가에서 약초를 씻고 있었는데 전념 병에 걸린 양치기 소년이 고쳐 달라고 애원했다. 캐온 약초를 소년에게 건네 주었고 이로 인해 건강을 되찾았다. 

어느새 양치기 소년을 사랑하게 됐으며 그 마음을 고백치 못하고 가슴만 조이며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소녀는 어느 마을 앞을 지나다가 양치기 소년에게 이미 사랑하는 소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이차는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괴로워했다. 집으로 돌아와 슬픔에 잠겨 울다가 끝내 죽고 말았다. 이에 신은 소녀를 가엾게 여겨 솔체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솔체꽃의 원줄기는 50~100cm 정도이고 두상꽃차례로 피는 꽃은 하늘색이다. 바깥쪽 꽃잎은 나비의 날개처럼 가벼우면서도 밑으로 약간 처지게 늘어져 있는데 비해 안쪽 꽃잎은 바깥쪽 꽃잎보다 작다. 마치 꽃 속에 또 다른 꽃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보기가 좋아 관상용으로 심는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잇꽃

옛날 어느 두메산골에 늙으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성이 지극한 총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밭에서 김을 매고 돌아오던 어머니가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아들은 약은 구해 드렸으나 좀처럼 차도가 없고 악화될 뿐이었다. 

총각이 상심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한줄기 바람이 불더니 검은 구름이 몰려와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다시 맑게 개자 하늘 한쪽에 일곱 빛깔 무지개를 타고 아리따운 선녀가 훨훨 날아 내려왔다. 선녀는 총각의 집으로 들어오더니 누르죽죽한 빛깔의 꽃씨를 한줌 총각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 씨앗을 달여 어머님께 드리세요. 그러면 어머님의 부러진 다리가 나을 것입니다.” 총각은 일러준 대로 하였더니 어머니의 상처가 이전처럼 깨끗이 나았다. 총각이 물었다. “꽃 이름이 무엇입니까?” 선녀가 대답했다. “옥황상제께서 총각님의 효성에 감동하여 보내신 것인데 잇꽃(홍화)이라고 합니다.” 그 후 치료약으로 사용되었다는 잇꽃의 꽃말은 ‘변하지 않는다’이다.

차이브

유럽, 북아시아가 원산지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에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원예용으로 심는다. 

전체적인 모양은 작은 양파 비슷하게 생겼으며 작고 기다란 하얀색의 비늘줄기가 있고 얇고 통처럼 생긴 잎이 무리 지어 달린다. 키 높이 20~50cm의 기다란 줄기를 눕혀 놓으면 얼핏 쪽파나 실파와 같은 모양으로 보인다. 

5~7월에 피는 꽃은 분홍색 또는 붉은 분홍색을 띠며 잎들 위에서 둥그런 산형 꽃차례를 이루어 빽빽하게 핀다. 그 모양은 보기가 좋은데 ‘무한한 슬픔’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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