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어떻게 발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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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은 어떻게 발달하는 것일까?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1.09.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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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은 어떻게 커지고 강해질까? 근육은 적절한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발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요즈음 공원 등에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 중에서 원판에 올라서서 몸을 좌우로 회전시키는 운동이나 커다란 핸들을 좌우로 돌리는 형태의 운동기구가 있다. 이러한 운동은 근육을 이완시켜 유연성을 향상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만 근육 자체의 발달에는 충분한 자극이 되지 않는다.

근육발달에 충분한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저항운동을 해야 한다. 저항운동에는 우선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턱걸이, 프랭크 등 자기 몸무게를 이용해서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운동이 있다. 이러한 운동은 별도의 장소나 시간, 장비에 따른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자세에 따라 근육에 가해지는 자극의 크기나 난이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그 외에 탄성밴드나 짐볼, 슬링 등을 활용하여 근육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피트니스클럽에 가면 볼 수 있는 저항운동 장비를 사용하거나 덤벨이나 바벨과 같은 프리웨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운동들은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어서 자신의 여건과 수준, 운동목적 또는 선호에 따라서 운동하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저항운동에 의해서 근육이 발달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저항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5~6주 동안은 근육의 실질적인 크기에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력(힘)은 증가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운동을 시작하고 처음 몇 주간 힘이 세지는 현상은 신경기능의 개선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신경계의 작용에 의해 근력이 개선되는 것은 크게 두 요인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근력을 발휘하는 동안 운동단위(motor unit)를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개선된다. 

운동단위란 하나의 운동신경과 그 신경에 의해 지배되는 근섬유를 말한다. 더 큰 근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운동단위를 동원해야 하는데 반복적인 근력훈련에 의해 더 많은 운동단위를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개선된다. 

또 한 요인은 근력을 발휘할 때 뇌에서 시작되는 억제성 자극을 차단하는 능력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최대로 힘을 쓸 때는 뇌의 고위중추에서 운동신경을 통해 근육에까지 흥분성 자극을 내려보낸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의식적인 차원에서 최대의 힘을 발휘하여도 뇌의 하위영역에서는 억제성 자극이 동시에 내려가서 흥분성 자극의 일부분을 도중에 차단한다. 이는 무의식 영역에서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신경계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반복적인 훈련은 이러한 억제성 자극을 다시 억제함으로써 더 많은 흥분성 자극이 근육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해준다. 차력과 같이 순간적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억제성 자극을 차단하여 일시에 최대의 흥분성 자극을 동원하는 능력이 개선된 결과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저항훈련에 의해 근육의 크기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5~6주부터이다. 저항훈련을 시작하고 나서 근육세포 내에 있는 mTOR라고 하는 효소의 활성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서 미오신, 액틴과 같은 수축성 단백질을 포함해서 데스민과 같은 근육세포 내 구조적 안정성에 관여하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의 합성이 촉진된다. 

한편으로는 저항운동을 할 때 근육세포의 미세구조에 전달된 기계적 자극에 의해서 작은 균열이 발생한다. 물론 근육에 발생한 균열이 지나치면 근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 미세균열은 근세포막에서 잠들어 있는 근육의 줄기세포라고 할 수 있는 위성세포를 깨우는 자극이 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근육크기의 변화를 경험할 수 없지만 근육의 질적인 발달을 통해 근발달에 따른 혜택을 입게 된다. 그 혜택은 인슐린저항성을 낮추어 각종 합병증의 위험을 낮추고 체중조절과 몸매관리에 도움을 주며 우울증이나 치매의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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