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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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9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10.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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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아주 먼 옛날 창세기,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이 온 천지를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꽃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신은 있는 솜씨를 발휘해 꽃을 만들었지만 처음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라 마음에 쏙 들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만들어 보는가 하면 꽃 색깔도 이런 색 저런 색으로 물들여 보기도 했다. 꽃이라면 아무래도 힘이 있는 것보다는 어딘지 약해 보이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꽃대를 가늘고 길게 뽑아 올리고 그 끝에 꽃봉오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8장의 꽃잎도 그 모양과 어울리게 흰색 분홍색 자주색 등으로 골라 하늘거리는 모습으로 꾸몄다.

이렇듯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꽃이 바로 코스모스다. Cosmos는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에도 나오는데 그리스어로 ‘우주의 조화’를 의미하며 꽃말이기도 하다.

맨드라미

고대 로마 궁궐에 충성스런 베르로 장군이 황제를 보필하고 있었다. 이에 간신들은 장군을 궁에서 쫓아 내려고 음모를 꾸몄다. 황제는 간신의 꼬임에 빠져 베르로 장군을 변방으로 내보냈다. 장군은 불평없이 여러 해 동안 전쟁터에 나가 승전보를 올렸다. 사치와 부정을 일삼던 간신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장군을 죽이려고 또다시 모사(謀事)를 도모하여 황제에게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궁으로 쳐들어 올 것”이라고 거짓으로 아뢰었다. 황제는 간신들에게 또 속아 장군을 체포하도록 명령했다. 

장군은 간신들과 대항하다가 큰 부상을 입게 됐다. 이때 본색을 드러낸 간신들은 황제마저 죽이려고 칼을 빼들었다. 장군은 온 힘을 다해 싸워 간신들을 물리쳤으나 숨을 거두고 말았다. 뒤늦게 장군의 충성심을 깨달은 황제는 그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그 무덤에서 방패 모양의 붉은 맨드라미꽃이 피어났다. 맨드라미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 90cm 정도 자라고 잎은 달걀모양의 잎자루가 있다. 꽃은 편평한 꽃줄기에 잔 꽃이 밀생하여 붉은색으로 피지만 품종에 따라 여러 가지 색과 모양이 있다. 치정, 괴기, 감정, 영생, 시들지 않는 사랑이 꽃말이다.

메꽃

옛날 어느 장군의 연락병이 부대와 부대 간의 길 안내를 책임지고 있었다. 어느 날 선봉부대가 적진을 무찌르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에 이 병사는 장군의 주력부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패전하여 후퇴하는 적군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했는데 병사가 표시해 놓은 방향 표지판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이를 알지 못하고 진격해 오던 장군은 주위에 핏자국을 보고 이상히 여겨 연락병이 죽었음을 짐작했고 그 병사가 나팔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생각했다. 표지판 반대 쪽, 메꽃이 가르치는 방향으로 전진하라고 명령하여 앞서 간 선봉부대와 합류해 대승했다. 그래서 메꽃의 꽃말은 죽어서도 충성을 다하는 병사의 넋을 기리는 의미의 ‘충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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