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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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98)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10.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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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화

조선시대 기생 연화(蓮花)의 별명 ‘부용’은 용모가 단정하고 몸을 더럽히지 않는 태도가 부용꽃과 같았다. 그녀가 16세가 되던 해 성천군에서 백일장이 열렸는데 참가하여 당당히 장원을 했다. 당시 학문을 지극히 사랑하는 평양감사 김이양과 19세가 되던 해에 인연을 맺어 사랑에 빠졌다. 김이양은 기적(妓籍)에 올라 있는 그녀 이름을 빼내고 자신의 부실(副室)로 삼아 15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함께 시가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김이양이 한양으로 가면서 얼마 있지 않아 부용을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학수고대했지만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김이양이 늙어서 세상을 떠나자 3년 상을 정성껏 치른 후 그녀 자신의 몸을 깨끗이 지켰고 “내가 죽거든 천안 광덕리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녀가 늙어서 눈을 감으니 사람들은 김이양 무덤 옆에 묻어 주었다. 부용화는 한 번 심어두면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가꾼 만큼 아름답게 꽃이 핀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사그라지는 하루살이 꽃이나 여름 내내 매일 차례차례로 개화하는 야생화이다. 부용화는 높이가 3m까지 자라고 꽃 지름은 10~13㎝로 큼지막하며 가지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1개씩 아래를 향해 달리는데 훤칠하게 아름답다. 시원한 소낙비를 맞으면 더한층 아름답게 보인다는 절개와 지조의 꽃 부용화는 ‘섬세하고 미묘한 아름다움, 매혹, 정숙한 여인, 행운은 반드시 온다’ 등 좋은 꽃말을 가지고 있다. 

애플민트

민트(박하)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식물이다. 지옥의 신 하데스는 제우스의 딸 페르세포네를 왕비로 맞아들였는데 성질이 급하고 사나웠다. 언제부턴가 하데스 왕은 미모의 ‘민테’라는 처녀와 사랑에 빠져 가끔 황금마차를 타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마침내 왕비 페르세포네가 이 사실을 알고 처소로 달려갔다. 이를 모른 채 그녀와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있던 하데스는 왕비가 들이닥치자 당황하여 황급한 나머지 그녀를 향기 좋고 볼품없는 꽃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후 사람들은 이 풀을 민테의 이름을 따 민트(Mint)라 불렀다. 꽃말은 ‘순진한 마음’이다. 민트는 사과와 박하를 섞은 듯한 순한 향기가 나는데 이는 잎사귀 표면에 기름샘이 있어 여기에서 기름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나비바늘꽃

영어 이름 Whirling Butterflies(춤추는 나비)는 부드럽게 스치는 바람에도 산들거리며 춤을 추는 아름다운 나비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꽃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고 줄기는 곧게 자란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6~8월에 연한 분홍색으로 피고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한 개씩 달린다. 꽃말은 ‘청초, 환영, 떠나간 이를 그리워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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