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보다는 멤버십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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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보다는 멤버십이 더 중요합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11.1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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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면 소서리 송성호 이장
리더십보다는 공동체 의식 함양에는 멤버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송성호 이장. 그는 마을발전에 관한 일이라면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끝까지 밀어 부쳐 기어코 목표를 달성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리더십보다는 공동체 의식 함양에는 멤버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송성호 이장. 그는 마을발전에 관한 일이라면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끝까지 밀어 부쳐 기어코 목표를 달성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9년 차 소서리 이장을 지내고 있는 송성호 이장(61).

송 이장은 옥천군 관내 224명의 이장 가운데 상당히 젊은 층에 속한다. 그러한 이면에는 마을 주민들이 젊은 피가 진취적이며 실천력이 강하다는 판단에 송 이장을 마을 대표로 추대한 것.
송 이장의 고향은 소서리다. 젊은 시절 서울에서 생활하다 대기업에도 몸을 담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꾸만 고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대기업이라고 하는 곳이 송 이장의 적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닌데도 단지 먹고 살기 위해 그저 월급만 받는 생활보다는 조금이라도 일찍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게 진정한 삶이라는 생각이 꿈틀거렸다. 게다가 오래전부터 송 씨 종친 내부에서 고향에 내려가 집안도 살피고 마을발전에도 신경을 쓰라는 간접적인 압박(?)이 송 이장의 마음을 더욱 요동치게 했다.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송 이장은 결국 짐을 쌌다. 인생이란 남이 살아주는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살아가 거라는 생각에.

고향으로 내려 온 송 이장은 그간 갈망하던 시골살이에 푹 빠졌다. 평소 갈망하던 각종 밭작물과 과수도 재배했다. 왜 진작에 이런 삶을 살지 못하고 편법과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도시에서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피곤함을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은 날아갔다. 

콩은 장마 고구마는 멧돼지 몫

송 이장의 주업은 건설업이다. 대부분 관급공사를 수주하고 있어 돈을 떼일 염려나 미뤄지는 걱정이 없어 좋다. 게다가 틈틈이 복숭아와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어 과거 도시생활에서 느꼈던 권태나 한가로움은 이미 먼나라 이야기가 돼 버렸다. 하지만, 지난해 3천평 규모로 심은 고구마 밭은 고스란히 멧돼지에게 바쳤고 3만평 규모로 지은 콩은 장마로 무너져 버렸다. 그래서 올해부터 고구마와 콩농사는 포기했다.

사실 송 이장이 처음부터 이장을 하려고 했던건 아니다. 서울에서 내려와 잠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마을 노인회장이 “송 사장, 현 이장은 고향이 소서리가 아니다 보니 마을 사람들과 친밀감이 떨어져 여러가지로 껄끄러운 부분이 많구먼. 자네는 소서리가 고향이고 누구보다 마을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자네가 우리 마을을 맡아 주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젊지 않은가”라고 했을 때만 해도 “저보다 더 능력있고 훌륭한 사람이 많은데 아무 능력도 없는 제가 어떻게 이장을 맡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극구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한번 말을 건넨 노인회장은 끝까지 송 사장을 이장으로 추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하고 말았다.

기왕 이장 하려면 확실하게
9년 동안 130억 사업비 끌어와

타고난 성격에 무슨 일이든 한번 시작하면 철두철미하게 마무리를 하는 송 이장은 ‘기왕 (이장을) 하려면 확실하게 하자’라는 자신의 결심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본격적으로 마을 일을 돌보기 시작했다.

역시 달랐다. 송 이장은 이장을 맡고부터 다른 이장들과는 비교고 안될만큼 많은 일들을 처리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안될게 뭐가 있겠습니까”라는 송 이장은 일단 계획을 세우면 상대가 누구든 몇 번이고 찾아가 설득에 설득을 한다. 열 번 찍어 안넘어가면 스무번 아니 백번이라도 찍는다는게 송 이장의 생각이다.

그렇게해서 송 이장은 지난 9년여 세월 동안 그간 맹지로 있던 마을 농로를 개설하고 마을광장 조성과 창조적마을 선정, 최근에는 35억을 타내 삼남리에서 소서리 간 8미터 도로도 개설했다. 이렇게 해서 송 이장은 지금까지 금액으로만 쳐도 무려 13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와 마을발전에 힘을 실었다.

‘대충이라는 단어는 없어
모든 일 깔끔하게 처리

“흔히들 마을 이장이라 하면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저는 리더십보다는 멤버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이유로는 누구나 자신만의 리더십은 가지게 마련인데 반해 많은 사람들이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고 함께 하는 멤버십이 부족하기 때문에 늘 주민들과 삐걱거리고 불협화음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송 이장의 성격은 매우 꼼꼼하고 깔끔하다. 그의 사전에 ‘대충’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제자리에 반듯이 놓여야 직성이 풀리고 한번 시작한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마을 주민들이 만족해 할때까지 고치고 다듬어 넣는다. 그래서 지금 소서리 마을 주민들은 송 이장에 대해 적극적인 신뢰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제가 능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마을 주민들이 저를 믿고 따라주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으로 생각합니다”라는 송 이장, 혼자만의 독선보다는 다수의 의견이 마을발전에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소서리는 현재 52가구에 83명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 절반 이상이 독거노인이며 평균 연령은 74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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