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잔치로 막 내린 ‘옥천9경 관광사진 전국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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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로 막 내린 ‘옥천9경 관광사진 전국공모전’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11.25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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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6점 당선, 몰아주기식 행사다” 비난
인근 괴산군보다 더 적은 작품 출품
올해 ‘옥천9경 관광사진 전국공모전’ 홍보에 사용된 전단지
올해 ‘옥천9경 관광사진 전국공모전’ 홍보에 사용된 전단지

지난 4일 열린 ‘옥천9경 관광사진 전국공모전(이하 공모전)’이 당초 취지와 달리 결과가 지나치게 초라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옥천군이 주최하고 <사>한국사진작가협회옥천지부가 주관했으며 옥천군의회와 옥천예총이 후원했다.

대상에는 H 씨의 ‘부처님 오신날’이 선정되었으며 금상 8점과 입상 20점 등 총 29점의 입상자 명단이 공개됐다. 총 상금은 1,200만 원으로 입상작은 내년 달력제작과 홍보 마케팅에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공모전이 이름만 거창하게 ‘관광사진 전국공모전’일 뿐 올 한해 한 번의 행사로 끝나고 막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옥천군은 이처럼 지용제나 야경과 같은 많은 문화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행사에 대한 관심도는 물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성과마저도 미미하다. 그래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모전에서 H 씨는 혼자서 대상 1점을 비롯해 금상 1점, 입상 4점 등 총 6점의 수상을 누리는 영광(?)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번 공모전을 위해 옥천군이 1,200만 원이라는 상금을 지원키로 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공모를 실시했다는 사실. 하지만 그 성적표는 초라하다 못해 민망할 정도다. 말만 그럴싸하게 ‘관광사진 전국공모전’일 뿐 전국에서 고작 35명만이 181점의 사진을 응모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29점이 선정됐다. 그 가운데 옥천지부에서 13점이 입상했으며 대상과 금상 8점 모두 옥천지부로 돌아갔다. 타지역 지원자는 6명에 그쳤다. 대한민국 수백만 사진인구와 1천 여 점에서 수천 점이 접수되는 타지역 관광사진공모전과 비교하면 낯들기조차 부끄럽다.

상금 역시 대상 200만 원, 금상 100만 원으로 다른 지역 공모전과 차이가 없다.

실제로 인근 괴산의 경우 올해 제13회 아름다운 괴산 전국사진공모전이 개최됐다. 응모작만도 무려 800여점이나 접수됐다. ‘2017년 제9회 아름다운 괴산 전국사진공모전’ 때는 이보다 4배 가까운 2.300여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는 올해 5월 치러진 ‘제22회 옥천향수사진공모전’의 167명 응모에 658점 출품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군 관계자 “다시 열 계획없다”
10년 전부터 건의했지만 무반응 보여

옥천군청 문화관광정책팀 담당자는 “이번 공모전 결과에 대해서 아쉽고 힘이 빠진다. 옥천을 홍보하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참여해 9경을 선정해서 공모전을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접수가 안돼 섭섭했다”며 “그러나 이 공모전을 매년 개최하는 것은 반대한다. 2021년 1회 이벤트성으로 끝났다. 다시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심대보 옥천지부장은 “첫해라 좋은 사진들이 나와서 만족하지만 응모자가 너무 적고 작품수가 적어 아쉬움이 많다. 남부 3군과 대전에 홍보를 많이 했지만 대전, 청주 등 가까운 곳에서도 응모가 적어 출품작 수가 너무 저조했다. 그나마 좋은 사진이 많이 나와서 만족한다”며 “10년 전부터 관광사진공모전을 개최해야 한다고 옥천군에 얘기를 했는데 작년에서야 승인이 나서 올해부터 개최하게 됐다. 매년 또는 격년으로 개최해야 한다. 그러면 관심을 가지고 응모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가입점수 승인 공모전이 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된다면 홍보에 좋을 것이다”고 했다.

특정단체 독무대 되어서는 곤란

옥천군민 이종수(가명, 60) 씨는 “1,200만 원이라는 상금을 들여 개최한 공모전이 한 단체의 몰아주기 공모전이 되버렸다. 이벤트성 공모전으로 옥천을 홍보한다느니 하는 것은 예산낭비며 군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옥천을 홍보하려면 세금낭비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고 일갈했다.

임만재 옥천군의회 의장도 “1회성으로 그치지 말아야 하고 긴 기간에 걸쳐 홍보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당장 내년은 아니어도 2~3년 후에는 관광사진공모전을 개최해야 한다. 군이 주민들에게 박수받을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질책도 받아야 발전한다. 의회에서도 이번 건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다”며 “지용시 낭송 대회는 10회째인데 옥천지역 출신들을 배제하고 있다. 공모전 역시 옥천지역 사진작가협회의 독무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여러면에서 주민들에게 객관적으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발생한다. 처음이다 보니 시간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유정현 옥천문화원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사진작가협회옥천지부 그들만의 잔치였다. 관광사진공모전의 결과가 많이 아쉽고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했다.

한편 ‘옥천9경 관광사진공모전’의 시상식은 이달 25일 오후 2시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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