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위별 살 빼는 운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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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별 살 빼는 운동은 없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1.11.25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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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0이 된 직장여성 A씨는 뚱뚱하지는 않지만 늘어진 팔뚝살이 고민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곧잘 입었던 민소매 옷을 입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남편은 크게 보기 흉하지 않다고 말해 주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굵어지고 늘어진 팔뚝살이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유튜브를 보면서 팔뚝살을 빼준다고 하는 요가동작이나 스트레칭을 매일 하고 있지만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처럼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허벅지나 팔뚝, 또는 뱃살과 같은 신체 특정 부위에 살이 쪄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그 부위의 살을 빼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는 체조나 마사지 또는 전기자극이나 열자극을 주는 기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러한 방법으로 신체 특정 부위의 지방을 뺄 수가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특정부위를 집중적으로 움직이는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진동이나 전기, 열자극 등을 가하면 그 부위의 지방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심리를 이용하여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운동 기구를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냉정한 과학적 진실은 그러한 시도가 모두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간혹 일부 상업적 목적으로 기업에서 지원받는 연구에서 긍정적 연구가 나온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공신력있는 학술지나 학술대회에서 제대로 검증된 연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축적된 지방은 어떤 원리로 제거될 수 있을까? 우리 몸에 지방은 크게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지방조직에는 지방의 저장형태인 중성지방이 저장되어 있다. 운동할 때 지방조직에 저장된 중성지방은 지질분해라는 과정을 통해 지방조직에서 혈액으로 나오고 이어서 단백질 운반체에 의해 운동하는 근육까지 전달된다. 근육에서는 이렇게 공급된 지질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즉 운동할 때에는 지방조직에서 중성지방을 분해하는 지질분해효소를 활성화시키는 호르몬들이 많이 분비되므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서 근육까지 공급하는 경로가 더욱 촉진된다. 

그런데 특정 신체 부위를 집중적으로 움직이거나 마사지하거나 열이나 전기자극을 가한다고 해서 그 부위의 지질분해효소가 더 활성화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특정 부위를 운동한다고 해도 운동하는 근육으로의 혈류량은 증가하지만 그 부위 지방조직에서의 지질분해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운동하는 근육에 보내져서 에너지원으로 쓰여지는 지방은 그 부위 뿐만 아니라 전신적으로 분포된 지방조직으로부터 공급된다. 운동에 의해 지질분해 작용을 갖는 호르몬들이 분비되면 지질분해는 이 호르몬과 결합하는 수용체들의 종류와 분포에 따라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수용체들의 분포양상은 성별이나 유전, 인종과 같은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좋은 운동방법은 에너지소비량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총 에너지소비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인체의 대근육을 함께 움직이는 전신운동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한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 조깅, 배드민턴, 수영 또는 축구와 같은 구기운동이 총 에너지소비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시 말해서 팔뚝살이든 뱃살이든 가장 좋은 방법은 전신의 큰 근육을 모두 사용하여 움직이는 형태의 운동인 것이다. 

최근에는 고강도인터벌 운동이 가장 효과적으로 에너지소비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것으로 권장되고 있다. 특별한 건강상의 이상이 없고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고강도 인터벌운동을 시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예로서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하자면 1분 정도를 자신의 최대능력의 80% 이상의 속도로 달리고 2~3분간은 서서히 달리면서 회복하는 과정을 7~8회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강도인터벌 운동은 운동이 끝난 다음 십 수 시간까지도 에너지대사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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